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지난 1분기에 SK이노베이션을 흑자로 돌려세운 것으로 보인다.
유가가 회복세를 나타내며 재고평가손실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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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
정 사장은 외부환경이 좋아져 실적이 개선되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며 SK이노베이션의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일 “SK이노베이션이 정유부분을 중심으로 당초 예상보다 실적이 빨리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이 1분기에 매출 10조8151억 원, 영업이익 1401억 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직전분기 대비 매출은 33% 줄어들었지만 영업이익은 6100억 원 늘어나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순이익 역시 868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 5517억 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이 매출이 줄어드는데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되는 이유에 대해 “재고평가손실이 3분의 1로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1분기 대규모 정기보수가 진행된 것을 감안하면 2분기 추가실적 개선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이 올해 매출 50조4천억 원, 영업이익 9592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이 1조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황 연구원은 “유가급락 뒤 반등을 모색하는 가운데 실적 회복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SK이노베이션이 유가반등의 수혜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인 것이다.
1일 미국 뉴욕거래소에서 두바이유 선물은 55.47달러로 전일 대비 3.24% 올랐다.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도 50.09달러로 5.23% 상승했다. 지난해 말 45달러 선까지 추락했던 국제유가가 미약하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2일 전일 대비 1.52% 상승한 10만 원을 기록했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주가가 올라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원유 재고평가손실을 덜어낸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사업부는 여전히 부진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 연구원도 정유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석유화학부문, 윤활유부문, 자원개발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직전분기 대비 각각 18.5%, 49.7%, 24.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 1분기 실적은 지난 분기 어닝쇼크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여전히 부진에 빠져 있다고 평가받는다.
황 연구원이 내놓은 실적 전망치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은 36%, 영업이익은 38%, 순이익은 10%가량 줄어든 수치다.
정철길 사장도 이점을 잘 알고 있다. 정철길 사장은 지난달 20일 대표이사 취임 뒤 “외부상황이 나아져서 최근 실적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어떤 상황에도 성과를 낼 수 있는 근본적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