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가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자회사인 수빅조선소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17일 필리핀 현지언론 필리핀스타에 따르면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16일 상원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수빅조선소를 인수하자는 제안을 선뜻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필리핀 정부가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인수 추진" 현지언론 보도

▲ 이윤희 한진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로렌자나 장관은 “수빅조선소를 인수해 필리핀 해군이 관리하게 하면 외국에 선박을 주문하지 않고 필리핀 국내에서 선박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필리핀 정부가 인수한 뒤 대주주가 될 민간업체를 모집하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가 수빅조선소 인수를 검토하는 이유는 안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빅조선소가 위치한 필리핀 수비크는 남중국해(서필리핀해)에 인접해 있다.

필리핀과 중국은 현재 남중국해를 두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데 최근 중국 조선업체 2곳이 수빅조선소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필리핀 정부가 위기감을 느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게리 알레야노 필리핀 하원의원은 “정부는 중국이 필리핀에서 가장 큰 조선소를 인수하면 어떤 영향이 올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필리핀스타는 전했다.

수빅조선소는 한진중공업이 2004년 필리핀 수비크에 건립한 조선소다. 조선업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필리핀 올롱가포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해 15일 회생절차 돌입이 결정됐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