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플래그십(기함) 세단 ‘더 K9’가 동급으로 여겨지는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G90’ 출시에도 타격을 받지 않고 판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기아차에 따르면 2018년 12월에 국내에서 판매한 더 K9는 모두 1064대로 집계됐다.
기아차는 2018년 4월에 더 K9를 출시했는데 아홉 달 연속으로 월 1천대 이상 판매를 이어갔다.
더 K9 판매량은 2018년 11월과 비교해도 소폭(1.4%) 늘었다. 기아차의 차량 가운데 2018년 12월 판매량이 11월보다 늘어난 것은 더 K9가 유일하다.
제네시스 G90 출시로 더 K9 판매가 부진할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런 의구심을 일정부분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의 형제기업인 현대차는 2018년 11월 말에 제네시스를 통해 기존 EQ900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인 G90을 출시했다. 사전계약 일주일 동안 4천 대 이상 가계약됐을 정도로 흥행했다.
더 K9가 G90과 같은 고급 대형 세단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기아차의 더 K9 구매를 고려했던 고객들이 제네시스 G90로 돌아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간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 제네시스가 2015년 12월에 EQ900을 처음 시장에 내놓자마자 기아차의 1세대 K9 판매량이 30~40%가량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제네시스 G90의 선전에 불구하고 더 K9가 대형 세단시장에서 G90의 공세를 안정적으로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격과 상품성 측면에서 모두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더 K9 판매 호조의 이유로 꼽힌다.
더 K9 판매가격은 5389만~9159만 원으로 G90의 판매가격인 7706만~1억1878만 원보다 싸다. 제네시스가 현대차의 별도 고급 브랜드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가격에서는 더 K9가 우위를 보인다고 볼 수 있다.
또 더 K9가 G90 출시 전까지 국내 완성차기업이 출시한 차량 가운데 가장 많은 최첨단사양의 기능이 탑재된 차량으로 꼽혔다는 점도 흥행요소로 거론된다.
더 K9은 국산차 가운데 가장 높은 기술 수준의 반자율주행 기술뿐 아니라 차로유지보조와 안전하차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첨단 편의사양들이 모든 트림(세부사양 등에 따른 일종의 등급)에 기본으로 탑재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