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대표이사가 교체됐다. 새 대표이사는 빙그레에서 잔뼈가 굵은 ‘빙그레맨’인 박영준 부사장이다.
박 대표는 중국 등 해외수출을 늘려 빙그레의 실적부진을 만회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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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준 빙그레 신임 대표이사 |
빙그레는 1일 대표이사가 이건영 사장에서 박영준 부사장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해외사업담당 전무로 있다 부사장으로 승진되면서 대표이사도 맡게 됐다.
박 대표는 30년 넘게 빙그레에서 일한 ‘빙그레맨’이다. 빙그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만큼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을 공격적으로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1956년생으로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빙그레에 입사해 논산공장장, 기획조정실장, 영업담당 전무, 해외영업담당 전무 등을 역임했다.
이건영 사장의 거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 사장의 임기는 2016년 3월까지로 1년 남짓 남아 있다.
박 대표는 올해 유제품과 빙과시장 침체 속에 빙그레 실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빙그레는 지난해 여름 성수기에 선선한 기후가 이어지고 디저트빙수 전문점 설빙 등 빙과 대체제가 늘어난 탓에 국내 빙과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빙그레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534억 원과 영업손실 37억 원을 기록했다. 주력 판매제품인 유제품 국내소비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출혈경쟁으로 늘어난 판촉비가 부담이 됐다.
박 대표는 중국 등 해외에서 실적회복의 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서영화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빙그레는 아이스크림 등 빙과사업이 최악의 구간은 지나갔다”면서도 “하지만 과거 빙그레가 받던 프리미엄을 다시 받으려면 수출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용선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빙그레는 올해 유음료와 빙과부문에서 실적회복 기대감이 있다”며 “유제품 물량저항 완료, 빙과 판매량 회복 추이, 수출 정상화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빙그레는 주력제품인 바나나맛 우유를 2004년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 캐나다 필리핀 등 10여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빙그레는 특히 중국과 남미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빙그레는 지난해 8월 중국 현지법인을 통해 냉장 유통망을 구축했다. 단지모양의 바나나맛 우유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자 이 제품의 유통을 시작한 것이다.
빙그레는 지난해 9월 브라질 상파울로에 첫 해외 단독법인을 세워 남미수출의 거점을 마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