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2019-01-11 17:47:00
확대축소
공유하기
현대미포조선이 중형 유조선(MR탱커)의 수요 확대에 따라 올해 수주실적을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그리스 선주 에반젤로스 피스티올리스(Evangelos Pistiolis)는 소유 선사인 센트럴시핑그룹(Central Shipping Group)이 현대미포조선에 MR탱커 4척을 발주했다고 트레이드윈즈를 통해 밝혔다.
▲ 신현대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
피스티올리스는 계약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척당 3800만 달러 정도로 추정한다.
두바이 선사 이십스(Eships)도 현대미포조선에 2만5천DWT(재화중량톤수)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6척의 발주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는 글로벌 석유기업 쉘(Shell)이 용선해 쓴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수주 전망이 밝다. 지난해 24억5천만 달러치의 배를 수주하면서 수주목표인 30억 달러에 못 미쳤지만 올해 수주목표를 오히려 35억3천만 달러로 높였다.
증권업계도 향후 현대미포조선의 주력 선종인 석유제품운반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0년 시행되는 새 환경규제에 맞춰 벙커유에서 저유황유로 수요가 이동할 수밖에 없는데 기존에 벙커유를 운반하던 유조선은 저유황유를 싣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조선은 수송화물의 청결도에 따라 벙커유나 중유를 옮기는 더티 탱커(dirty tanker)와 디젤유 등 저유황유를 운송하는 클린 탱커(clean tanker)로 나뉘며 석유제품운반선은 클린 탱커에 속한다.
실제로 석유수출기구(OPEC)은 2020년까지 저유황유 수요가 현재 하루 평균 100만 배럴에서 290만 배럴로 3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은 석유제품운반선 등 중형 유조선의 절대 강자"라며 "석유제품운반선 강세에 따라 2019년에는 폭발적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미포조선은 글로벌 중형 유조선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LNG벙커링선 등 중형 LNG운반선 등으로 선종 다각화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LNG벙커링선을 인도하면서 기술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LNG벙커링선은 해상에서 LNG를 충전해주는 선박으로 LNG를 추진연료로 쓰는 선박이 늘면서 덩달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그동안 LPG(액화석유가스), LEG(액화에틸렌가스)운반선 건조시장에서 경험을 확보한 만큼 중소형 LNG운반선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미포조선은 1만2천CBM급 LNG벙커링선을 놓고도 중국 조선사와 경쟁하고 있다. 이 배는 프랑스의 에너지회사 토탈(Total)과 싱가포르 피빌리온 에너지(Pavilion Energy)가 용선하기로 했으며 일본 선사인 MOL과 독일 선사인 버나드슐트(Bernhard Schulte)가 용선계약 입찰에 참여했다.
버나드슐트는 현대미포조선, MOL은 중국 장난(Jiangnan)조선소에 발주를 계획하고 있다. 당초 12월 결과가 나오기로 했지만 기술 경쟁이 치열해 발주가 1월 말까지 연기됐다.
다만 트레이드윈즈 소식통은 "토탈과 파빌리온 에너지가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인지 여부를 포함해 옵션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