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이사가 e스포츠 키우기에 팔을 걷어 붙였다.

아프리카TV의 시청자 수와 체류시간을 늘려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e스포츠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서수길, 아프리카TV 미래 위해 e스포츠에 경영역량 집중

▲ 서수길 아프리카TV 각자대표.


시청자들이 BJ(아프리카TV 방송인)를 후원할 때 보내는 ‘별풍선’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는 아프리카TV 매출 가운데 80% 정도를 차지하는 만큼 시청자 수와 체류시간은 중요한 지표다.

4일 아프리카TV에 따르면 서 대표는 올해 e스포츠 등 신규 콘텐츠를 육성하고 미래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기존 사업은 2018년 12월31일 정찬용 각자대표를 선임해 고도화하는 역할을 맡겼다.

서 대표는 특히 e스포츠 대회를 늘리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8년 12월28일 열린 ‘2018BJ어워드’에서 “2019년에는 e스포츠 경기장 확충과 아프리카TV 자체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 설립, 오리지널 콘텐츠 개발 등의 계획을 세워뒀다”고 말했다.

아프리카TV는 ‘아프리카TV스타리그(ASL)’와 ‘아프리카TV PUBG리그(APL)’, ‘리그오브레전드(LoL) 멸망전’ 등 대회를 직접 개최하고 있다. 개인 수준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콘텐츠로 신규 유입자를 끌어들이고 아프리카TV 시청자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BJ와 시청자들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각종 대회를 기획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이 대회들은 새로운 이용자를 불러들이고 프로 게이머를 양성하는 역할도 한다.

ASL은 13일 아프리카TV가 지은 프릭업스튜디오에서 시즌7을 시작한다.

ASL은 평소 아프리카TV를 이용하지 않지만 과거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즐겨보던 이용자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이들 가운데 일부만 남아도 아프리카TV 시청자는 늘어난다.

리그오브레전드 멸망전과 같은 대회들은 BJ들의 게임 실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무대다. BJ들이 프로 게임단의 선수로 기용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리그오브레전드(LoL) 프로 게임 팀 ‘진에어 그린윙스’에서 활동하는 ‘천고’ 최현우 선수와 ‘KT롤스터’ 소속의 ‘강고’ 변세훈 선수처럼 BJ로 활동하다가 프로 게이머가 된 선수들도 생겨나고 있다. 

BJ들이 프로 게이머로 성장해 유명세를 타면 아프리카TV에서 선수의 게임을 지켜보는 시청자도 늘어난다.

게임 전문 방송 플랫폼 ‘트위치’에서 활동하는 유명 리그오브레전드 선수 ‘페이커’는 한국 최다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동시 시청자 24만 명을 달성하기도 했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e스포츠 투자를 통해 직업적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과거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이 아프리카TV로 진출하면서 큰 수익을 올린 데서 e스포츠의 사업성을 엿본 것으로 보인다.

전직 프로 게이머인 이영호와 송병구 선수 등은 아프리카TV의 후원 제도인 ‘별풍선’을 통해 월 3천만~4천만 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후원 금액의 30~50%를 수수료로 거둬들이는 아프리카TV의 수입도 적지 않다. 2018년 아이템 매출 992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게임방송 시청자는 다른 종류 방송을 보는 이용자보다 플랫폼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다. 게임은 그 자체의 이야기가 있고 호흡도 길기 때문이다. 트위치가 급속히 성장하고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이 게임방송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게임 콘텐츠는 아프리카TV 전체 방송 가운데 65%의 비중을 차지한다.

세계 e스포츠시장은 2016년 4억9300만 달러 규모에서 2018년 9억600만 달러로 커졌고 2021년 16억5천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게임은 언어의 장벽이 없고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e스포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e스포츠 사업을 위해 SBS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 에스비에스아프리카티비를 통해 2018년 11월30일 ‘올레TV’에 채널을 개설했다. 에스비에스아프리카티비는 12월 리그오브레전드 대회인 KeSPA컵의 주관 방송사로 참여해 대회를 중계했다.

11월22일 e스포츠 사업을 위한 온오프라인 커뮤니티 강화를 목적으로 100% 자회사 아프리카오픈스튜디오의 1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서 대표는 e스포츠 이외에도 다양한 신사업을 이끌고 있다.

팟캐스트 플랫폼 ‘팟프리카’ 출시에 이어 15일 VOD 전용 애플리케이션 ‘프리캣’을 내놓는다. VOD는 보고 싶은 영상을 원하는 시간에 제공하는 맞춤 영상 서비스를 말한다.

아프리카TV는 2018년 12월 블록체인 기반 보상 플랫폼인 ‘유니오’에 투자했다. 유니오는 블록체인 기술로 콘텐츠 창작자와 소비자들이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아직 투자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유니오를 어떻게 활용할지, 별풍선과 연계할지 등 구체적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