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활용 본격화 이후 기업분할, 자산매각 등 사업구조 변경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대림산업은 문어발식 확장을 통해 건설업종 가운데 가장 복잡한 사업구조를 띠고 있다”며 “스튜어드십코드가 본격적으로 발현하면 비핵심 자산 매각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대림산업은 현재 주요 계열사를 통해 크게 건설사업, 제조사업, 에너지사업, 관광·레저사업 등을 하고 있다.
건설사업은 자체 사업부와 자회사인 삼호, 고려개발 등이 맡고 있고 제조사업은 자체 사업부와 함께 자회사인 대림자동차, 대림오토바이, 대림씨엔에스 등이 담당하고 있다.
에너지사업은 자회사인 대림에너지 등을 통해 이뤄지며 관광·레저사업은 오라관광 등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스튜어드십코드 활용이 본격화하면 외국투자자들은 대림산업에 사업 간소화를 요구할 것”이라며 “아직 세부내용을 논의하기 이르지만 건설과 에너지사업 등의 기업분할, 대림자동차나 대림오토바이 등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사업구조 슬림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대림산업은 대림코퍼레이션과 특수관계인을 중심으로 하는 최대주주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상황에서 외국투자자 지분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림산업은 7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뒤 외국투자자 지분이 크게 늘었다. 외국투자자 지분율은 7월 말 33%에서 최근 42%로 5개월 사이 10%포인트 가까이 확대됐다.
대림산업은
이해욱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대림코퍼레이션을 비롯해 대림학원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23%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14%를 보유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국민연금을 제외하고 국내 기관투자자의 지분이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외국인투자자가 빠른 속도로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7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뒤 나타나 더욱 더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고 파악했다.
그는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하지만 대림산업을 향한 외국투자자의 지분 매입은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다”며 “대림산업은 스튜어드십코드가 본격화한 뒤 '외국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와 관련한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바라봤다.
대림산업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활용이 본격화하면 배당 확대 압박도 강하게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박 연구원은 스튜어드십코드 활용에 따른 사업 간소화, 배당 확대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대림산업의 목표주가를 기존 11만 원에서 12만7천 원으로 15.5% 높여 잡았다. 투자의견은 ‘매수(BUY)’를 유지했다.
대림산업 주가는 17일 10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스튜어드십코드는 기업가치 확대를 위한 기관투자자의 투자원칙을 명시한 지침으로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은 7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