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규채용 규모를 줄인다. 반면 설비와 연구개발 등에 투자하는 금액은 지난해보다 늘린다.
대기업이 신규채용을 꺼리면서 대학 졸업생 등 청년층의 취업이 어려워지는 ‘고용절벽’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
|
▲ 송원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홀에서 금융지주회사를 제외한 국내 총자산상위 30대 그룹의 ‘2015 투자 고용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를 제외한 국내 총자산 상위 30대 그룹은 올해 12만1801명을 새로 채용한다.
신규채용 규모는 지난해 12만9989명보다 6.3% 줄어든다. 30대 그룹은 지난해에도 2013년보다 10.0% 적게 신입사원을 뽑았다.
30대 그룹은 신규채용을 최근 3년 동안 계속 줄였으나 전체 근로자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0대 그룹의 올해 전체 근로자 수가 118만651명일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116만8543명보다 1% 증가했으며 2013년과 비교해도 약 2% 늘었다.
송원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정년연장으로 신규채용 여력이 줄어들고 통상임금범위도 넓어져 인건비가 높아졌다”며 “이 영향으로 신규채용은 줄어들고 재직자들은 회사를 이전보다 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달 207개 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신규채용계획을 조사하기도 했다. 기업들은 채용규모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적정 정원관리’(55.8%)를 꼽았다. 국내외 업종 경기상황(19.4%), 인건비 총액(15.3%), 정부시책 호응(5.8%)이 뒤를 이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신규채용을 늘리려면 임금피크제와 직무성과급 임금체계 도입 등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서비스산업을 키우기 위해 국회에 계류중인 서비스산업 관련 법안이 빨리 통과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30대 그룹은 신규채용을 줄이는 대신 올해 시설과 연구개발 등에 투자하는 금액을 늘린다. 30대 그룹은 올해 136조4천억 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117조1천억 원보다 16.5%나 증가했다.
30대 그룹은 반도체나 유통센터 건립 등 시설투자의 경우 102조8천억 원을 투자한다. 2014년보다 19.9% 증가한 수치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얻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에 33조6천억 원을 투입한다. 2014년보다 7.4% 늘었다.
송 본부장은 “30대 그룹은 지난해 나라 안팎의 경제환경이 좋지 않았는 데도 연초에 세웠던 투자계획 118조4천억 원의 99%를 집행했다”며 “정부가 올해도 규제완화 정책을 펼치고 경제체질 개선에 노력한다면 30대 그룹도 투자계획을 문제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