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시민단체에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이 직접 나서 개인정보 판매를 사과하고 신선제품 가격할인 등 혁신안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시민단체의 반발만 사고 있다.

  도성환의 홈플러스 할인, 유통업체 최저가전쟁 촉발  
▲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
시민단체들은 가격할인이 개인정보 판매를 덮으려는 기만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연합 소비자정의센터와 진보네트워크는 12일 성명을 내 “홈플러스가 내놓은 4대 혁신안은 할인행사로 고객의 이목을 쏠리게 한 뒤 자신들의 잘못을 덮으려는 전형적 소비자 기만행위”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들은 “홈플러스는 할인행사가 아니라 2406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사고의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시민단체들은 "홈플러스에 개인정보가 유출된 피해자들에게 신속하게 개인정보 유출사실을 통지할 것을 촉구한다"며 "시민단체가 요구한 개인정보 열람 요구를 지체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성환 사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개인정보 판매를 사과하고 신선식품을 연중 10~30% 싸게 팔겠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4대 혁신안을 발표했다.

도 사장은 당시 고객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대해서 “사법절차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입장을 다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이 대목을 질타한다. 개인정보 판매와 유출에 어떤 대책도 없이 혁신안을 내놓는 것은 소비자 기만행위이고 책임회피라는 것이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홈플러스 개인정보 유출사고와 관련한 소비자 피해구제를 위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손해배상청구 소송인단은 오는 31일까지 모집하기로 했다.

참여연대도 12일부터 공익소송 참가원고를 모집하고 1차적으로 50여 명의 시민과 소장을 제출하기로 했다.

도 사장이 홈플러스 신선제품 할인 방침을 밝히자 업체에서 '최저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경쟁회사의 할인가격이 매겨진 전단지를 하루 앞서 입수한 다음 밤새 수차례 가격을 조정하는 첩보전을 벌이고 있다. 이마저도 경쟁업체에 밀릴 경우 이미 인쇄된 전단에 스티커를 덧대어 붙여 ‘최저가’ 타이틀을 거머쥐려고 한다.

이마트는 12일부터 ‘모두들 더 싸다고 말하지만 진짜 절약은 이마트’라는 광고문구를 전단에 앞세우고 있다. 롯데마트도 한우 100톤을 푼다며 최대 40%까지 소비촉진 행사를 내걸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