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위니아만도 인수에 나섰다. 곽 회장은 이니시스 판매채널을 통해 위니아 만도의 제품을 영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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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재선 KG그룹 회장 |
전자결제 기업 KG이니시스는 26일 위니아만도 인수를 위해 시티벤처캐피털(CVC)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CVC는 현재 위니아만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곽 회장은 위니아만도 지분을 모두 인수하는 데 1500억 원 정도를 동원할 계획이다.
위니아만도는 ‘딤채’ 브랜드로 김치냉장고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회사다. 이 외에도 에어워셔, 제습기 등 생활가전 제품을 판매하고 빌려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곽 회장은 위니아만도를 인수하면서 기존에 없던 생활가전 제품군을 확보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KG이니시스가 국내 온라인 채널을 비롯해 최근 중국 홈쇼핑 시장에 유통채널을 확보했는데, 위니아만도 인수를 통해 판매를 확대할 수 있다는 계산도 한 것으로 전망된다.
곽 회장이 이번 인수에 성공할 경우 올 한 해 그룹 매출액이 2조 원을 넘게 된다. KG그룹사의 총 매출액은 2012년 기준 1조6630억 원이다. 2012년 위니아만도의 매출액 3395억 원을 단순하게 합쳐도 2조 원이 넘는다. 2013년 KG그룹 상장사(케미칼, 이니시스, 모빌리언스, ETS)들의 매출이 전년보다 2천억 원 정도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그룹 매출을 2조 원 규모로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곽 회장은 그동안 KG그룹을 무섭게 키워왔다. 2003년 구 경기화학이었던 KG케미칼 인수를 시작으로 시화에너지. 옐로우캡, 이니시스, 이데일리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그룹을 불려왔다. 그 결과 1400억 원이었던 회사가 2조 원 규모로 커졌다. 10년 사이 10배 이상의 성장을 이룬 것이다.
곽 회장은 가능성이 보이는 회사 인수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 회장은 잘 나가는 회사를 인수해도 더 잘 되라는 보장도 없고 잘 되더라도 빛이 안난다고 평소 말해왔다. 그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이라면 언제든 인수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곽 회장은 또 기존 기업과 인수한 기업 사이에 시너지 효과가 있어야만 인수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번 위니아만도 인수도 이니시스의 유통채널을 활용한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곽 회장은 각 회사의 독자생존 능력도 강조한다. 계열사 간 의존없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KG케미칼의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가 5년째 100억 원대 적자를 내던 회사였지만 곽 회장이 인수한 이후 25개 였던 계열사를 7개로 정리하는 등 노력 끝에 2003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시 곽 회장은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모두 가나안농군학교에 입소시키기도 했다. KG케미칼은 2013년 기준 매출액 8500억 원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곽 회장의 2020년까지 그룹매출 규모 10조 원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아직은 그룹 규모가 자랑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매순간 최선을 다해 일하다 보면 다양한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 회장은 상업고교를 졸업한 뒤 건설회사 경리로 사회활동을 시작했다. 1985년 발전설비 플랜트 업체인 세일기공을 세웠으나 수억 원의 손실이 봤다. 하지만 곧 열병합발전소 건설 붐이 일면서 사업이 번창했다. 그는 발전설비 사업에 염증을 느껴 과감히 지분을 정리한 뒤 KG케미칼을 인수해 KG그룹의 바탕을 닦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