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차트에 따르면 엑소의 정규 5집인 ‘돈트 메스 업 마이 템포'(DON'T MESS UP MY TEMPO)’가 ‘빌보드200’ 23위에 올랐다.
케이팝그룹 역대 두 번째 순위이자 엑소가 빌보드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다. 엑소 전에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BTS가 빌보드200에서 두 번이나 1위를 차지한 적이 있다.
빌보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엑소가 새 앨범으로 톱 40에 처음 진입했다”며 “인기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엑소의 빌보트 차트 진입은 별도의 현지 프로모션 없이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고 말했다.
엑소는 최근 개별 멤버도 미국에 진출했다.
엑소의 중국인 멤버 레이씨는 10월19일 미국에서 데뷔 앨범을 발표해 빌보드 ‘월드앨범 차트’에서 2주 연속 정상을 차지했고 지난주 빌보드200에서 21위에 올랐다. 이는 중국인 가수 역대 최고 순위다.
엑소는 개별 멤버와 그룹 모두 미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미국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엑소 개별 멤버의 앨범이 빌보드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은 미국에서 엑소의 인지도가 높아져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이 엑소가 미국에서 성공하기 위한 적기라는 말도 나온다.
엑소의 라이벌로 불리는 방탄소년단이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미국에서 케이팝의 다른 그룹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엑소는 국내와 아시아권에서는 방탄소년단보다 팬층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미국에서 방탄소년단의 성공을 이어갈 가장 유력한 케이팝그룹으로 꼽힌다.
문용민 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차트에서 좋은 성과를 낸 뒤 많은 케이팝그룹이 미국에서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며 “케이팝그룹이 가요보다 팝시장 트렌드에 더 가까운 음악을 한다는 점에서 미국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대모로 불리는 가수 보아씨가 2008년 미국에 진출했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보아씨는 한국과 일본에서 가수로 정점을 찍은 뒤 미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했지만 빌보드200에서 127위에 오른 것이 전부였다.
당시에는 미국 빌보드에서 케이팝의 위상은 하나의 장르가 아닌 아류로 평가됐다. 이 때문에 케이팝 가수가 음악성으로 미국에서 인정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의 가까웠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케이팝의 인지도가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미국에서 성공하는 것이 과거처럼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디어사업에서 소셜커뮤니케이션서비스(SNS)의 영향력이 확대돼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통로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한류 열풍은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 힘입어 세계로 활동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한류 열풍의 주역인 SM엔터테인먼트는 주요 아티스트들이 컴백하며 연말부터 글로벌 공략에 시동을 걸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