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8-11-14 11: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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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그룹에게 과도하게 보유한 자본금을 주주에게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14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문제 등을 다루기 위해 개설한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이사진에게 서신을 보냈다”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초과 자본을 주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
엘리엇매니지먼트는 글로벌 자동차 컨설팅기업인 콘웨이맥킨지에게 의뢰해 받은 ‘현대차그룹 독립 분석 보고서’를 근거로 현대차그룹이 자본을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콘웨이맥킨지는 현대차그룹이 심각한 초과 자본(overcapitalized) 상태에 놓여 있다며 현대차가 8조~10조 원, 현대모비스가 4조~6조 원의 잉여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콘웨이맥킨지는 “현대차그룹은 과거 잉여현금 흐름을 불투명하게 운영해 상당한 자본을 비영업용 자산에 묶어두고 있다”며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은 업계 평균보다 낮은 수준의 자본을 환원받고 있다”고 말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이런 분석을 토대로 현대차그룹이 자사주를 사들이는 데 적극적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주주들에게 초과 자본금을 환원하고 현저히 저평가된 현재 가치를 고려해 자사주를 사들이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 요구는 최근 현대차그룹의 주가 하락으로 보유 주식 가치가 급락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가가 오를 여지가 생긴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8월13일 기준으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지분을 각각 3%, 2.1%, 2.6%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이 계열사들 주가는 8월과 비교해 12~17% 빠져있다.
옛 한국전력공사 부지 매입 사례를 거론하며 비핵심 자산의 활용방안을 전략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현대차그룹이 기존 개편안을 철회한 지 6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현대차그룹은 기업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어떤 실질적 소통도 하지 않고 있다”며 "각 계열사 이사회에 독립적 역할을 맡는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