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2018-11-12 16:5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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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이 연말 인력감축 규모를 예정보다 완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선박 발주시장이 빠르게 회복 중인 만큼 인력을 줄였다가는 물량 처리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수주잔고가 계속 늘어나면서 오히려 일손이 모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옥포조선소 가동률도 100%다.
당초 자구계획안에 따르면 정 사장은 연말까지 전체 직원 수를 9천 명으로 줄여야한다. 상반기 기준으로 직원 수가 9855명이니 800명 이상을 회사에서 내보내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2016년 자구안을 낼 때와 비교하면 조선업황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어 무조건적 인력 감축은 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4년 만에 가장 많은 신규 수주를 달성했다. 최근에는 업황 개선과 경영 정상화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4년 만에 재개하기도 했다.
물론 호황기 때와 비교하기는 힘든 수준이지만 정부가 조선업계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는 데다 앞으로도 선박 발주시장은 꾸준히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수주잔고가 바닥을 찍고 있는 만큼 2021년에는 선박 인도량 절벽이 찾아올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발주 증가는 필연적”이라고 분석했다.
정 사장 역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인적 구조조정과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은 지금도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며 “인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지가 문제지 인력을 줄인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처음 자구안을 제출했을 때는 업황 개선 속도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아 계획을 세웠지만 올해 수주 상황을 돌아보니 인력이 생각보다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정 사장은 실적 발표 예정일 바로 다음날인 11월15일 직접 기자간담회를 여는데 이 때 인력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할 지를 놓고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아직 인력감축에 관해 논의된 사항은 없고 15일에 이를 발표할 지도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현재 수주잔량 등을 감안하면 인력을 급격하게 줄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이미 수주한 선박의 인도 일자를 맞출수 있는 생산능력 유지와 일감 확보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노조의 압박 역시 구조조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사는 10월 강성 노조 집행부가 출범하면서 임단협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는 최근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 사내 하청 노동자와 연대를 추진 중이다.
다만 2조 원대로 알려진 '로즈뱅크 프로젝트' 해양설비 수주전이 늦어진 점은 변수로 꼽힌다. 발주처가 바뀌면서 입찰 결과 발표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이 프로젝트 결과에 따라 올해 수주목표 달성 여부와 인력 구조조정 규모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됐는데 수주 결정은 해를 넘기게 됐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로즈뱅크 수주전이 아니어도 올해 수주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올해 군함 등 특수선 수주 가능성도 있고 상선부문에서 옵션분 게약 등이 남아있어 수주목표를 비슷하게 맞추거나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3분기를 기준으로 총 선박 35척, 46억 달러치를 수주했다. 연간 수주목표인 73억 달러의 63%를 채웠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