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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알리바바의 위기는 짝퉁제품 판매 논란에서 비롯됐다. 그뒤 대만 퇴출 위기, 경쟁업체인 JD닷컴의 활약에 따른 주가하락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9월 미국증시에 상장한 뒤 반 년만에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는 말도 나온다.
◆ 알리바바, 악재 한꺼번에 쏟아져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이 4일 미국 현지시각 기준으로 2090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뉴욕증시 상장 당시 시가총액보다 16% 줄어든 것으로 45조 원 증발한 셈이다.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이 지난해 11월 3천억 달러가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4개월 만에 무려 110조 원이 날아갔다.
알리바바 주가폭락은 중국정부가 알리바바 짝퉁제품을 비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은 연초부터 알리바바가 짝퉁제품 판매를 묵인하고 직원들이 뇌물을 받고 있다고 비판하는 백서를 발표했다.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타오바오몰’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운데 정품은 37%에 불과하다는 말도 퍼져나갔다.
마윈 회장은 “온라인 가짜상품은 업계의 발전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관련 상품은 책임지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진화에 온힘을 쏟았다.
그런데 3월 들어 알리바바에게 더 큰 악재가 터졌다. 알리바바가 대만에서 퇴출위기에 놓인 것이다.
대만 경제부 산하 투자위원회는 알리바바에게 12만 대만달러(420만 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한 뒤 요서류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6개월 이내로 퇴출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알리바바가 중국 본토기업인데도 대만에 진출할 당시에 ‘싱가포르’ 법인으로 등록했다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대만법을 어기지 않았다”며 “대만당국과 논의를 통해 해결점을 찾아나가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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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창둥 JD닷컴 CEO |
이런 와중에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2위인 ‘JD닷컴’이 4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알리바바 주가는 또 추락했다.
JD닷컴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347억 위안(6조 원) 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3%나 늘어난 수치다. 또 지난해 이용자가 4740만 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이런 JD닷컴의 성장은 알리바바와 대비됐고 다시 한 번 알리바바의 주가는 급락했다.
중국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JD닷컴이 중국 도시에서 지방으로 시장을 넓히고 당일배송 서비스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알리바바는 예상보다 실적 위기감이 커지고 있어 일부 주식투자자들이 JD닷컴으로 이동하고 있다.
◆ 마윈, 신사업 강화한다
마윈 회장은 신사업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알리윈’를 세우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알리바바가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데이터센터를 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데이터센터란 각종 정보를 저장한 서버 컴퓨터가 수천 개 이상 모여 있는 클라우드 시설을 말한다. 알리바바는 이미 중국 클라우드시장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미국에서 소매업이나 인터넷사업을 하는 중국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고 미국기업 등으로 고객을 확대하기로 했다.
에단 위 알리바바 국제 클라우드비즈니스 담당 부사장은 “앞으로 수요가 늘면 미국 중부와 동부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콘텐츠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4일 중국의 영화드라마 제작사인 ‘상하이 인라이트 미디어’의 주식을 24억 위안(4200억 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6월 영화드라마 배급사인 차이나비전 지분을 62억4400만 홍콩달러(8800억 원)에 사들였다. 차이나비전은 이후 ‘알리바바 픽처스 그룹’으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알리바바가 급속히 성장하는 중국 온라인비디오 분야에 진출하려 하고 있다”며 “중국정부나 대만정부와 같이 예기치 못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기존 전자상거래업 이외의 사업영역을 넓히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