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회사들이 소규모 가맹점의 카드결제단말기를 정보보안성이 높은 집적회로(IC)단말기로 바꾸려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의 결제방식도 지원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갤럭시S6에 탑재되는 모바일결제 서비스 삼성페이가 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의 결제기능을 지원하는 만큼 이 방식이 제외되면 삼성페이 이용자들은 앞으로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 정부 세금감면 지원에 IC단말기 전환 속도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카드회사들이 영세 신용카드가맹점의 단말기 전환을 지원하는 사업을 할 때 증여세를 면제하는 내용의 개정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규칙’을 이르면 오는 6일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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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
정부는 지난해 3월 ‘금융분야 개인정보유출 재발방지 종합대책’에 2016년까지 모든 가맹점이 IC단말기를 설치해 IC카드로 결제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넣었다.
기존 마그네틱(MS) 방식 단말기는 신용카드의 마그네틱 선을 긁어 결제정보를 옮기는 과정에서 정보를 복제할 위험성이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지난해 7월 소규모 가맹점이 IC단말기를 새로 설치하면서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부담하기 때문에 1천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교체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IC단말기는 1대당 가격이 20만 원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국세청은 여신금융협회가 기금 1천억 원을 조성해 단말기 전환비용을 지원할 경우 증여세 500억 원을 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사업이 지연되자 정부는 IC단말기 전환지원이 공익사업으로 인정받도록 시행규칙을 개정해 세금을 감면하기로 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정부의 개정 시행규칙이 시행되는 대로 각 카드회사의 분담금을 정한다. 그뒤 카드전표를 매입하는 대신 밴(VAN)사들과 함께 구체적 전환방법과 지원대상 범위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와 여신금융협회는 올해 안에 가맹점들의 IC단말기 교체를 끝내고 2016년부터 IC카드 결제만 하도록 유도하려고 한다. 그러나 단말기 전환비용을 지원받지 않는 중대형급 가맹점들이 전환을 미룰 가능성이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보보안 강화라는 본래 목적을 이루려면 고객정보를 많이 취급하는 대형 가맹점도 단말기를 바꿔야 한다”며 “결제금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형 가맹점들부터 단말기를 바꾸는 것이 순서에 맞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온다”고 말했다.
◆ 삼성페이 변수로 떠올라
여신금융협회가 카드결제단말기 교체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경우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 모바일결제를 인식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방식으로 결제하는 모바일카드사업을 진행 중인 하나카드가 기능 추가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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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 |
근거리무선통신은 카드정보를 미리 저장한 스마트폰을 전용 카드결제단말기에 가까이 대면 결제가 되는 시스템이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쓰는 교통카드와 비슷한 방식이다. 현재 근거리무선통신 방식 단말기를 설치한 국내 가맹점은 약 2만6천 개로 전체의 1.5% 수준이다.
하나카드는 스마트폰 유심(USIM)에 저장한 카드정보를 통해 근거리무선통신 방식으로 결제하는 모바일카드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나카드는 올해 상반기에 세계 최초로 실제 플라스틱카드 없이 모바일로만 결제하는 상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여신금융협회는 근거리무선통신 결제방식 추가지원을 논의할 때 삼성전자가 지난 2일 ‘모바일월드콩그래스(MWC) 2015’에서 발표한 모바일결제서비스 ‘삼성페이’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페이는 결제방식으로 기존 단말기를 쓰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과 근거리무선통신을 모두 채택했다. 국내 카드가맹점이 2016년부터 IC단말기만 사용하며 근거리무선통신 방식 결제기능도 추가로 지원하지 않을 경우 삼성페이 고객이 이용에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로 구성된 앱카드협의체의 카드회사들도 삼성페이와 제휴를 맺었다.
앱카드협의체는 그동안 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의 결제기능을 추가하는 데 비용문제를 들어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삼성페이와 제휴를 맺은 만큼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높다.
여신금융협회는 또 IC단말기에 기존의 마그네틱 방식 결제기능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IC결제를 우선시한다는 조건 아래 보안성 협의가 이뤄진다면 IC방식과 마그네틱방식을 겸용하는 방향으로 단말기 교체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