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이 개정된 저축은행 표준약관의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회장은 저축은행 표준약관 개정으로 저축은행 인식 개선에 진척을 이루겠지만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했다는 내부 비난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은 11월부터 시행되는 저축은행 표준약관 개정안이 미칠 파장을 가늠하느라 분주하다.  

저축은행 표준약관 개정안은 11월1일 이후에 맺은 대출 계약에 한해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되면 이를 초과하는 기존 대출의 약정금리도 자동으로 법정 최고금리로 낮아지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회장은 저축은행 표준약관 개정에 결정적 역할을 한 만큼 시행을 앞두고 감회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표준약관 개정은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업계의 의견을 모은 뒤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거쳐 이뤄진다.

이 회장은 표준약관 개정이 시장 개입이라며 강하게 반대하던 저축은행 대표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 회장이 저축은행 대표는 물론 저축은행이 소속된 금융그룹의 대표까지 만나 표준약관 개정안 도입의 취지를 설득했다”며 “저축은행 대표들과 간담회도 열어 막판까지 의견을 조율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표준약관 개정안 시행으로 저축은행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바뀌길 기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취임한 뒤 광고를 만들고 공모전을 개최하는 등 저축은행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힘써왔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이 회장이 저축은행 하면 ‘고금리 대출’을 떠올리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싶어했다”며 “이 회장은 표준약관 개정안이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준약관 개정으로 저축은행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바뀔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이 회장에게는 저축은행업계 내부의 불만을 잠재워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들은 표준약관 개정안에 여전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논의 끝에 표준약관을 개정하기로 했지만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들의 반발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표준약관은 법 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엄밀하게는 채택 여부를 저축은행이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채택 여부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서는 사실상 강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별로 표준약관 채택 여부를 공개해 저축은행들의 참여를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