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의 수익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그룹은 신용카드, 생명보험 등 자회사들의 수익 비중이 여전히 낮은 편”이라며 “비은행부문의 이익 개선이 전체 수익성 지표를 끌어올리는 데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 역시 “하나금융그룹이 성장여력의 중점을 은행보다 비은행부문으로 옮기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며 “선제적 자본 확충이 회사가치를 높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회장은 올해 초부터 비은행부문을 강화할 계획을 세워뒀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비은행부문 이익 규모가 1345억 원으로 전체의 7.1%에 그쳤다. 상반기 기준으로 8.5%까지 확대됐지만 3분기를 거치면서 오히려 소폭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3.1%였던 것과 비교하면 비중이 늘었지만 김 회장이 2025년까지 비은행 계열사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한 기준에는 아직 한참 못 미치고 있다.
또 하나카드, 하나생명 등 자회사는 각각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해 지주사로부터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카드는 3분기 말 기준으로 신용카드 이용실적이 약 12조8159억 원으로 BC카드를 제외한 7곳 전업카드사 가운데 7위에 머물렀다. 점유율은 약 8.3%에 그쳤다.
하나생명 역시 3분기 말 누적 기준으로 순이익 124억 원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119억 원)보다 소폭 늘었지만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준비가 절실하다.
2021년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회계기준에 맞춰 저축성 보험보다 보장성 보험을 판매해야 재무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하나생명이 보유한 전속 설계사의 실적이 업계 하위권에 머물러 있어 추가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가 3분기 누적 순이익 924억 원을 내며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그나마 선방하고 있지만 자금 지원이 필요하기는 마찬가지다.
하나금융투자가 상반기에 하나금융지주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약 7천억 원의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자기자본 규모가 아직 3조 원에 이르지 못해 ‘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얻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는 자본 규모를 늘려야 신용공여 한도를 높일 수 있고 투자금융(IB)부문에서도 공격적으로 영업을 강화할 수 있다. 하반기에 불확실한 글로벌 및 국내 증시 상황을 감안하면 대체투자 등 투자금융 영업에 화력을 집중해야 할 필요성도 크다.
하나금융그룹은 3분기 말 기준 자본 적정성은 탄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기반으로 계열사에 실탄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KEB하나은행은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7576억 원을 내 2015년 외환은행을 통합한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봤다. 이자이익 3조9252억 원, 수수료이익 6431억 원을 합한 핵심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증가했다.
보통주 자본비율은 13% 가까이에 이르러 자본 적정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이중 레버리지비율도 124.77%로 금융당국의 한계수치인 130%보다 낮게 형성돼 있다. 이중 레버리지비율은 종속회사 투자지분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금융지주사의 출자 여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그룹이 외환은행 합병 이후 수년 동안 자본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힘썼으며 어느 정도 성과를 본 것으로 평가된다”며 “계열사에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지원은 물론이고 적당한 매물이 있다면 인수합병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