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사장이 야심차게 IT사업 투자에 나섰는데 출발부터 암초를 만났다.
투자 파트너인 구본호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 고문이 사기혐의로 피소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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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준 효성 사장 |
2일 업계에 따르면 구본호 갤럭시아컴즈 고문이 사기와 횡령 혐의로 검찰에 피소됐다.
구 고문은 2010년 코스닥 상장회사 이사인 A씨에게 50억 원을 A씨 회사에 투자해 주겠다고 속이고 A씨로부터 10억 원 이상의 돈과 벤츠 승용차, 휴대폰 등을 받아간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씨는 구 고문이 A씨 부친이 이사장으로 있는 NGO 재단에 구 고문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 명의로 10억 원을 기부한 뒤 A씨로부터 7억 원을 받아갔다며 비자금 조성 의혹도 제기했다.
구 고문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구 고문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 구정회 고문의 손자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6촌 동생이다. 구 고문은 2006년 코스닥시장에서 높은 투자 실적을 올리며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다. 그러나 2008년 주가조작 혐의로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4년 판결을 받았다.
구 고문은 올해 범한핀토스 지분 매각과 갤럭시아컴즈 지분을 인수하면서 투자업계에 복귀했다. 하지만 복귀 이후에도 구 고문에 대한 뒷말이 무성했다. 얼마 전 구 고문이 사들인 건물의 세입자를 강제로 내보내려 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구 고문은 월세를 올려받기 위해 세입자를 내보내려 했다. 구 고문을 이 과정에서 대리인을 내세워 위협과 협박을 하고 간판을 떼버리는 등 횡포를 부렸다. 이런 사실들이 알려지자 “재벌 3세의 갑질”이라며 구 고문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구 고문이 사기와 횡령 혐의로 피소됨에 따라 갤럭시아컴즈와 조현준 사장의 IT사업 투자 행보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당장 갤럭시아컴즈 주가는 2일 6.14%나 하락한 6570원을 기록했다. 갤럭시아컴즈 주가는 1월 말 4천 원 수준이었으나 구 고문이 투자를 결정한 뒤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지난달 중순까지 두 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구 고문이 건물 세입자들을 강제로 내쫓으려 한 사실이 알려진 데다 사기 피소 소식까지 겹치면서 주가상승에 발목이 잡혔다.
증권가에서 조 사장이 구 고문과 손잡고 투자사업을 벌이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조 사장은 갤럭시아컴즈를 통해 구 고문과 400억 원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이 가운데 120억 원은 게임제작사 액션스퀘어에 투자했다.
갤럭시아컴즈는 지난달 “회사 신규사업 투자에 다양한 조언을 얻을 것”이라며 구 고문의 위촉 사실을 밝혔다. 구 고문을 투자 파트너로 삼아 IT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구 고문이 구설수에 오르면서 당분간 적극적인 투자활동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투자자로서 투자 사기 혐의로 피소당한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조 사장은 구 고문을 조력자로 삼아 IT사업 행보에 나섰지만 예기치 못한 찬물을 맞은 셈이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