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상화폐업계가 기업공개(IPO)와 광고 재개 등을 통해 제도권에서 자리잡기 위해 힘쓰고 있다.
주요 가상화폐 관련 기업이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구글과 페이스북이 가상화폐 광고를 다시 허용하는 등 가상화폐가 해외에서 일반 금융권에 들어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가상화폐 비트코인 모형 주화.
미국의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27일 중국에 있는 세계 최대의 가상화폐 채굴회사인 비트메인이 홍콩증권거래소(HKEX)에 상장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비트메인이 기업공개를 결정하면서 그동안 확실하게 공개되지 않았던 가상화폐 사업의 수익성과 가상화폐 관련 기업의 가치 등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비트메인이 상장을 위해 홍콩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 세계를 휩쓴 가상화폐 광풍은 수그러들었지만 비트메인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메인은 상반기에만 매출 28억4546만 달러(3조1670억 원)를 내 2017년 전체 매출 25억1771만 달러(2조8022억 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도 상반기에 10억3015만 달러(1조1466억 원)를 보여 지난해 전체 순이익 12억1275만 달러(1조3498억 원)에 근접하고 있다.
비트메인처럼 실적이 우수한 가상화폐 관련 회사들이 기업공개를 늘릴수록 주요 가상화폐의 가치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기업공개를 통해 주주들의 자금이 가상화폐 관련 회사들에 투자되면 회사의 주요 자산인 가상화폐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회사와 주주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도 기업의 수익성을 믿고 가상화폐 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기도 한다.
비트메인이 기업공개를 위해 실적을 공개하자 긍정적 반응들이 가상화폐 시세에 나타나기도 했다.
27일 오후 5시52분 기준으로 가상화폐거래소인 빗썸에서 비트코인캐시는 24시간 전보다 15.93% 오른 58만4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비트메인이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진 비트코인캐시의 시세가 급등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비트메인이 안정적 수익을 토대로 주요 자산인 비트코인캐시의 가치를 방어해줄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트메인은 6월말 기준으로 8억8690만 달러(9861억 원)어치의 비트코인, 비트코인캐시, 이더리움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트메인 자산에서 28%의 비중을 차지한다.
구글, 페이스북 등 대표적 인터넷정보기술 기업들도 올해 초 금지했던 가상화폐 광고를 허용하며 가상화폐업계를 양지로 이끌어내고 있다.
구글은 26일 ‘금융상품 및 서비스 정책 업데이트’를 통해 미국, 일본에서 법규를 지키는 가상화폐 거래소 광고를 10월부터 다시 허용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6월말 가상화폐 광고 금지를 해제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구글, 페이스북 등 광고를 주수익으로 삼는 회사가 가상화폐시장을 더이상 외면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며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대형 투자금융회사들이 가상화폐 파생상품을 다루기 시작하면 가상화폐 파생상품 광고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