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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선KTX 서대전역 경유, 여전히 뜨거운 감자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2-13 14: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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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선KTX 서대전역 경유, 여전히 뜨거운 감자  
▲ 윤장현 광주시장(왼쪽)과 권선택 대전시장

코레일이 4월 호남고속선 개통을 앞두고 고민에 휩싸이고 있다. 호남선KTX의 서대전역 통과 문제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타협안을 내놓았지만 서대전역 통과를 찬성하는 쪽도 반대하는 쪽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서대전역 통과 문제가 내년 수서발KTX 개통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호남선KTX 서대전역 경유, 대전-호남 지역갈등 왜?

호남선KTX는 현재 오송에서 익산까지 서대전역을 지나는 기존 호남선 철도를 통해 운행하고 있다. 거리상으로도 멀고 곡선구간으로 속도를 낼 수가 없어 호남선KTX가 ‘무늬만KTX’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4월 개통하는 호남고속선의 오송~익산구간을 지나면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서대전역을 경유할 경우 용산에서 광주송정역까지 2시간18분이 걸리지만 호남고속선을 이용하면 1시간33분이면 충분하다.

호남선KTX가 비로소 고속철도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코레일은 호남선KTX 승객의 30%를 차지하는 대전지역 수요를 고려해 호남선KTX 전체 56편 가운데 18편을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운행안을 내놨다.

그러자 호남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높아졌다.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18편은 저속철이나 다름이 없으니 실제 KTX 운행은 38편으로 현재 44회보다 줄어든다는 것이다.

서대전역 경유를 둘러싼 논란은 지역대립 양상으로 흘러가며 더욱 치열해졌다. 윤장현 광주시장, 이낙연 전남도지사,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지난달 19일 공동성명을 통해 “고속철도는 고속철도답게 운영해야 한다”며 서대전역 경유에 강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권선택 대전시장은 오히려 “서대전역 이용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 서대전역 경유횟수를 더 늘려야 한다”며 맞섰다.

정치권도 지역구마다 다른 입장을 드러냈다. 새정치민주연합 호남지역 국회의원 10명은 지난달 21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최연혜 사장이 정치적 목적으로 지역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서대전역 경유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새누리당 전북도당도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서대전역 경유 관련 계획폐기를 촉구했다.

반면 새누리당 대전시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대전시당은 2일 각각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 관철 결의대회’와 ‘KTX 서대전역 경유를 위한 상생의 편지쓰기’를 열면서 서대전역 경유에 찬성했다.

  호남선KTX 서대전역 경유, 여전히 뜨거운 감자  
▲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 논란 진화못한 국토부 기습 합의안


정치권으로 논란이 확산되자 국토교통부는 5일 밤 호남선KTX 운행계획을 예정보다 1주일 앞당겨 발표했다.

국토부 운행계획은 호남선KTX 48편과 전라선KTX 20편은 모두 서대전역을 경유하지 않고 호남고속선을 이용하도록 했다. 대신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용산~익산 KTX를 18회 편성한다는 것이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운행계획에 대해 “지역의 다양한 의견을 감안해 나름대로 만든 최선의 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대전에서 호남지역으로 가는 승객들은 익산에서 갈아타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호남은 호남대로 약속만큼 KTX 증편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불만이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국토부 운행계획은 임시처방”이라고 비판하며 “중앙정부와 호남지역과 계속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은 10일 열린 국회 교통위원회에서 “호남에서 대전으로 올 때 KTX를 갈아타야 하느냐”며 “인구 150만 도시를 지나치는 것은 지역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김동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20편 증편을 약속했는데 6편만 증편하고 18편을 서대전~익산에 운행하는 것은 코레일안과 다를게 없다”고 반발했다.

◆ 수서발KTX 개통 뒤 해결책 모색 가능할까

양쪽을 만족시키지 못한 국토교통부 운행계획으로 호남선KTX를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또 다른 변수도 있다. 내년 초 개통 예정인 수서발KTX다.

현재 KTX를 포함해 새마을호, 무궁화호, 화물열차 등 모든 열차들이 광명역 북쪽 구간을 통과해 선로가 포화상태다. 호남선KTX를 지역에서 원하는만큼 탄력적으로 증편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수서발KTX는 수서에서 출발해 평택에서 경부·호남선과 합류하기 때문에 포화구간을 지나지 않는다. 수서발KTX 노선을 통해 경부선과 호남선에 KTX를 증편할 수 있다.

증편을 요구하는 지역의 목소리에 어느 정도 호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내년 초 수서발KTX가 개통되면 보완대책이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서발KTX가 서대전역 경유의 보완책이 되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수서발KTX는 계획부터 경부고속선과 호남고속선만을 운행하도록 돼 있다. 서대전역을 경유하지 않는 것은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호남선KTX와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수서발KTX가 개통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서대전역 경유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서발KTX는 수도권 선로 포화상태를 해소하고 서울 강남과 수도권 동남부의 철도접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중 시설공사를 마무리하고 하반기 시운전을 시작해 내년 초 개통하는 것이 목표다.

코레일은 2013년 12월 수서발KTX를 운영하기 위한 자회사 수서고속철도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철도 민영화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코레일이 지분 41%, 국민연금 등 공공자금이 지분 59%를 보유하도록 해 민영화 우려를 잠재웠다.

코레일은 수서고속철도가 흑자를 내면 매년 10% 내에서 지분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수서고속철도는 지난해 6월 SR로 회사이름을 변경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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