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바이오·제약

'아, 6조', 삼성 오너로 가는 이재용의 고민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3-21 20:04:57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아, 6조', 삼성 오너로 가는 이재용의 고민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2년 11월30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이건희 삼성 회장 취임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실상 삼성그룹 ‘회장 역할’을 하는 것은 이미 삼성 안팎에 널리 알려진 얘기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해외에 나가있는 사이에 이 부회장은 그룹 미래전략실 최지성 부회장과 주요 계열사 업무보고를 받을 정도다.

이 회장도 삼성전자 회장이라는 자리로 삼성그룹 전체를 통치했듯이 이재용 부회장도 삼성전자 부회장이라는 직함으로 아버지 이건희 회장을 대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엄밀히 말해 아직 삼성그룹의 ‘오너’라고 부르기에 역부족이다. 물론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의 최고 정점에 자리 잡고 있는 삼성에버랜드의 최대주주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삼성그룹의 순환출자에서 핵심적 회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주식은 아버지 이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지 못했다.

삼성그룹에서 이 회장의 절대적인 힘은 삼성전자 지분 3.38%와 삼성생명 지분 20.76%에서 나온다. 창업주 이병철로부터 후계자로 지명됐던 점과 삼성전자를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올려 세운 그의 창조경영과 혁신경영은 그 다음에 거론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아직 이 회장으로부터 이 지분을 넘겨받지 못했다. 삼성에버랜드를 제외하면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힘의 원천인 삼성전자 지분 0.57%만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이 부회장이 아버지 이 회장으로부터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지분을 물려받을 때 비로소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는 완성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 길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이 부회장이 이 회장으로부터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지분을 물려받으려면 증여든 상속이든 무려 6조 원 정도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이 부회장이 이 막대한 금액을 마련할 만한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이 회장을 비롯해 이 부회장, 그리고 삼성그룹 수뇌부 모두가 고민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 이재용 부회장이 마련해야 할 ‘6조 원’

이건희 회장은 현재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에버랜드, 삼성물산, 삼성SDS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경영승계와 관련해 가장 핵심이 되는 곳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지분이다. 삼성그룹에서 이른바 두 척추에 해당되는 핵심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지분 3.38%를 보유하고 있다. 주식 금액은 지난 20일 종가 기준으로 6조2916억 원에 이른다. 삼성생명 지분은 20.76%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 금액이 4조938억 원이다. 이 회장의 부인이자 이 부회장의 어머니인 홍라희 리움 관장도 삼성전자 지분 0.64%를 보유해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3668억 원에 이른다.

이 부회장이 이 회장의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만 물려받는다고 해도 금액으로 따지면 10조3854억 원이나 된다. 여기에다 어머니 홍 관장의 지분까지 포함하면 11조7522억 원에 이른다. 만약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나 삼성물산, 삼성SDS 등의 지분까지 물려받는 것으로 가정하면 12조 원은 가볍게 넘어선다.

이 부회장이 이 지분을 정상적으로 물려받을 경우 최소 6조 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30억 원 이상에 적용되는 상속증여세의 최고 세율이 50%이기 때문이다.

  '아, 6조', 삼성 오너로 가는 이재용의 고민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
그렇다면 이 부회장이 동원할 수 있는 돈은 얼마나 될까? 여기서 말하는 돈은 경영권을 지키면서 동원할 수 있는 돈을 말한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전자 지분 0.57%를 보유하고 있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1조605억 원 정도 된다. 여기에 비상장 주식인 삼성에버랜드 지분 25.10%와 삼성SDS 지분 11.2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에버랜드의 최대주주다.

삼성에버랜드는 비상장 회사이기 때문에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국자산평가의 가치평가를 잣대로 추정해 볼 수는 있다. 한국자산평가는 최근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주당 217만 원으로 평가했다. 이를 근거로 계산하면 이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 주식 가치는 약 1조3615억 원에 이른다.

삼성SDS 주식도 비상장주식인 탓에 삼성에버랜드와 같은 방법으로 추산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9월 삼성SDS가 삼성SNS를 합병할 때 삼성SDS의 주당 가치는 7만5220원로 평가됐고 현재 장외에서 거래되는 주당 가격은 14만2500원 수준이다. 이를 통해 이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 주식을 돈으로 따져보면 최대 1조2403억 원에 이른다.

◆ 이재용, 삼성SDS에 모든 기대 걸까?

이렇게 따져보면 이 부회장이 갖고 있는 주식의 가치는 최대 3조6623억 원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이 부회장이 모든 주식을 처분해도 아버지 이 회장과 어머니 홍 관장으로부터 주식을 물려받을 때 세금으로 내야 할 6조 원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무려 2조 원 이상이 부족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부회장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모두 매각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경영권을 승계하고 삼성그룹의 ‘오너’가 돼야 하는 이 부회장은 삼성SDS 외에 삼성전자나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을 매각하기 어렵다.

이 부회장에게 삼성에버랜드 지분은 삼성그룹의 ‘오너’가 되기 위한 열쇠다. 삼성에버랜드가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의 정점에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후계자라는 말을 듣고 아버지 이 회장을 대신하는 역할을 하는 것도 삼성에버랜드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삼성전자 지분도 마찬가지다. 이 부회장은 오히려 아버지 이 회장보다 삼성전자 지분을 더 확보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 회장만큼의 사업적 정통성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삼성전자를 지배하려면 현재 보유한 0.57%에다 아버지 이 회장과 어머니 홍 관장의 지분까지 모두 확보해야 할 형편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 부회장이 동원 가능한 자금은 삼성SDS 지분이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삼성SDS는 삼성 계열사 중 거의 유일하게 순환출자구조에서 빠져 있다. 따라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SDS의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기존 지배구조의 변화는 크지 않다. 이 부회장이 기대할 수 있는 카드가 바로 삼성SDS 지분 11.26%다.

이 부회장의 입장에서 보면 삼성SDS 지분으로 얼마나 많은 현금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 하는 점이 경영권 상속의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삼성SDS의 경우 현재 장외 거래 가격이 14만2500원 수준이다. 이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돈으로 따지면 최대 1조2403억 원 정도 된다. 이 돈을 최대한 불려야 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있다.

따라서 앞으로 주목되는 것은 삼성SDS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분을 늘리거나 혹은 삼성SDS의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들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래야만 이 부회장은 아버지 이 회장과 어머니 홍 관장의 지분을 물려받을 수 있는 6조 원에 가까운 현금을 삼성SDS에서 확보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과거 에스원과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의 상장을 통해서도 현재 보유하고 있는 3조6000억 원 규모의 자산을 만들어 낸 적이 있다.

30대 재벌그룹의 절반가량이 올해 주총에서 ‘신주배정 특례’를 신설했다. 해당 특례는 기존 주주에게도 특정 상황에서 제3자 배정을 통한 신주 인수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명분은 신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삼성그룹도 주요 계열사의 정관을 수정해 이 특례를 신설한다면 비교적 쉽게 이 부회장이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이 부회장의 지분 확보를 위해 이런 편법을 동원하기가 쉽지 않다. 이 부회장은 이미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인수 등 편법 승계 논란을 크게 겪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다시 한 번 편법을 쓰게 된다면 그 역풍은 상상 이상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이 부회장이 ‘오너 회장’이 되기 위한 길은 고단하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과연 어떤 묘수를 내놓을지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최신기사

민주당 국민의힘 향해 "탄핵 거부는 국민에 반역", 통과까지 단 1표 남아
윤석열 2차 탄핵소추안 본회의 표결, 한동훈 "국민만 바라봐야"
서울중앙지검 조국 출석 연기 요청 허가, 오는 16일 서울구치소 수감
하나금융그룹, 저축은행·캐피탈 등 9개 관계사 CEO 후보 추천
한 총리 "계엄 선포 뒤 윤 대통령과 한두 번 통화, 내용 공개는 부적절"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19일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 철회하자"
정치불안 속 고환율 장기화 조짐, 타이어 업계 수출 환차익에도 불확실성에 긴장
[오늘의 주목주] '소강국면' 고려아연 9%대 내려, 카카오게임즈 18%대 급등
한미약품 주총서 국민연금 4자연합 지지, 임종윤·임종훈 궁지에 몰렸다
[재계 키맨] 11년째 대표 넥슨게임즈 박용현, K-게임 세계 알릴 신작 개발 주도
koreawho

댓글 (1)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
곽부실
100% 재테크 실무가 끝났다고 하며 기적을 이루어 냈다고 합니다,,,,!!
두사람은 영웅이 된거나 다름이 없죠,,!!
   (2015-11-14 05:0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