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마다 필요한 전력을 직접 발전해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삼성SDI, LG화학 등 배터리 제조회사들은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제품을 내놓으며 가정 단위 분산형 발전의 확산에 힘을 보태고 있다.
 
가정마다 전력 발전하는 시대 온다, 삼성SDI와 LG화학 대비 분주

▲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과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부사장.


22일 삼성SDI는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EES 유럽 2018’에서 새로운 ‘고전압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모듈’을 선보였다.

삼성SDI가 이번에 선보인 제품은 새로운 내부 소재와 모듈 설계 최적화로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LG화학도 같은 행사에서 주택용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 ‘RESU13’을 내놨다.

RESU13은 저장용량이 기존 제품보다 34% 늘어난 13.1kWh(킬로와트시)다. 2대를 병렬 연결해 용량을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LG화학은 SMA, 솔라엣지 등 세계 주요 인버터회사와 기술협력도 강화한다.

LG화학, 삼성SDI가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 제품을 내놓는 이유는 최근 세계적으로 가정용 태양광발전의 보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용 태양광발전의 수요가 늘면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의 수요도 늘어난다. 가정용 태양광발전은 태양광 패널, 전압을 바꿔주는 컨버터,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 모듈, 직류를 교류로 바꿔주는 인버터로 구성된다. 

에너지저장장치는 재생에너지의 최대 단점인 비지속성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설비에서 빠질 수 없는 구성요소다.

세계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시장은 보급율이 높은 유럽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B3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시장 규모는 2017년 900MWh(메가와트시)에서 2018년 1259MWh, 2019년 1511 MWh, 2020년 1889 MWh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까지 연평균 15% 성장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정책적 지원을 통해 태양광발전을 이용한 가정용 태양광발전의 보급을 독려하면서 국내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자가용 태양광에 1.0, 건축물이용 태양광 가운데 3000kw(킬로와트) 이하 규모는 가중치 1.5, 3000kw 이상 규모는 1.0을 부여하고 있다. 임야 태양광에 가중치 0.7, 임야제외 일반부지 태양광 가운데 3000kw 이상 규모는 0.7, 100~300kw 규모는 1.0, 100kw 이하 규모는 1.2를 부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가용 태양광발전이나 건축물을 이용하는 태양광발전 등 소규모 태양광발전을 우대하는 셈이다. 공급인증서 가중치가 높을수록 이 발전원으로 얻어지는 재생에너지의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가정용, 농가, 소규모 협동조합 등 소규모 태양광발전을 통해 7.4GW(기가와트)의 발전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부의 정책 추진에 힘입어 최근 가정용 태양광발전 보급은 실제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단독주택의 자가용 소형 태양광발전의 신청 건수는 1만1881건이다. 지난해 전체 신청 건수가 6648건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되는 기간에 신청 건수가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