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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
임영록 KB금융 회장이 올해 들어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 등 잇단 악재를 겪고 있는 와중에 노조에 의해 고소까지 당했다.
국민은행에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지난 12일 새로 생겼다. 새 노조 탄생으로 국민은행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KB노동조합을 포함해 모두 3개의 노조가 활동하게 됐다.
새 노조는 지난 14일 임영록 회장, 이건호 국민은행장, 국민은행 우리사주조합 조합장인 정훈모 인사담당 상무 등 총 6명를 업무상 배임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노조를 만든 지 3일 만에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새 노조는 임 회장이 인사담당 정훈모 상무를 우리사주조합 조합장으로 앉힌 게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정 상무를 우리사주조합장에 임명해 우리사주조합을 경영진의 ‘방패막이’로 활용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배임행위로 카자흐스탄 JSC BCC 인수 사건을 들었다. 2010년 지분 42%를 매수하면서 7993억 원의 손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새 노조는 당시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재무상황을 이사회에 다르게 보고하고 주식을 고가에 매입해 손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새 노조는 앞으로 BCC은행 고가 매입사건, 도쿄 비자금 사건, 지주사 설립 손실 등에 대해서도 추가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 새 노조가 임 회장을 못마땅해 하는 가장 큰 이유
새 노조는 무엇보다 임 회장의 ‘인사정책’을 놓고 거세게 맞서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해 7월17일 취임 닷새 만에 지주회사 임원진을 대폭 물갈이했다. 6명의 부사장직을 3명으로 줄이고 계열사 임원 9명 중 7명을 교체했다. 당시 새로 들어온 임원 가운데 일부가 전문성이 부족하고 과거에 정치이력이 있어 논란이 됐다.
새 노조는 이런 임 회장의 인사 탓에 KB금융 조직 전반이 점점 정치화되고 투명성을 잃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올해도 인사 논란이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달 21일 임 회장은 신임 사외이사 3명을 모두 이른바 ‘임영록 라인’으로 채웠다. 조재호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김명직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 신성환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그런데 이들은 오래 전부터 임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 노조 측은 이번 신임 사외이사들이 임 회장과 친분 때문에 독립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새 노조는 국민은행의 근로 제도도 문제삼고 있다. 국민은행의 계약직 비율은 전체 직원의 40%로 은행권에서 제일 높다. 임금피크제에서도 다른 대기업과 다르게 임금을 50% 삭감한다. 그러다 보니 최저임금도 못 받는 지점장도 나온다고 새 노조는 주장한다.
◆ KB국민은행에 왜 새 노조가 나왔나
기존에 노조가 2개나 있는데도 새로운 노조가 만들어진 까닭은 기존 노조의 ‘투쟁력’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기존 노조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는 조합원수가 1만2천여 명에 이르지만 회사 측에 대해 별다른 투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새 노조는 주장한다. 두 번째 노조인 KB노동조합은 조합원수가 170여명에 불과해 유명무실하다.
새 노조는 현재 조합원 500여명인데 계속 조합원 신청을 받고 있다. 새 노조는 ‘낙하산 인사 관행을 없애 잇달아 터지는 국민은행의 부패를 막자’고 주장한다. 새 노조에 대한 국민은행 내 반응은 엇갈린다. 새 노조가 제대로 노조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하고, “향후 얼마나 조합원들이 가입하느냐에 따라 영향력이 좌우될 것‘이라며 관망하기도 한다.
새 노조 윤영대 초대 위원장은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반대 총파업 때 강제합병 반대 협의회를 이끈 인물이다.
윤 위원장은 국민은행 내에서 우리사주조합을 포함한 주주들의 의결권을 모아 경영진의 손실에 대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해 손실을 회수할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윤 위원장은 한 시사주간지와 인터뷰에서 “검찰은 수사를 적극적으로 하다가도 수사 대상이 자리에서 물러나면 사건을 종결해버린다”며 “새 노조는 KB금융지주의 근본 문제가 개선될 때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