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SK케미칼 실적호조에 힘 받아 SK디스커버리그룹의 지주사체제를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 부회장이 앞으로 SK건설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SKD&D 매각대금을 어떻게 활용할지 등을 놓고 시장의 시선이 몰린다.
 

이베스트증권은 5일 SK케미칼이 혈우병치료제 로열티와 대상포진백신 판매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올해 900억 원, 2019년 119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SK케미칼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동안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SK디스커버리그룹의 주요계열사인 SK케미칼이 출범 첫해부터 실적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최 부회장도 한시름 놓을 것으로 보인다.

SK케미칼의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지주사체제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은 2017년 12월1일 인적분할돼 지주사 SK디스커버리는 투자부문을 맡고 SK케미칼은 친환경소재사업을 진행하는 그린케미칼부문과 백신과 제약사업을 진행하는 라이프사이언스부문 등을 책임진다.

앞으로 최 부회장이 주력 회사의 실적호조를 바탕으로 SK건설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상장자회사의 경우 지분 20%, 비상장자회사 지분 40% 이상 보유해야 하고 자회사 이외에 다른 계열사 지분 5% 이상 보유할 수 없다. SK디스커버리는 2년 안에 SK건설 지분을 40% 이상 확보하거나 SK건설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SK디스커버리가 공정거래법을 지키기 위해 SK건설을 매각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바라봤지만 반대의견도 여전히 있다. 

SK케미칼이 SK그룹에서 계열분리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놓고 있는 만큼 SK건설 지분을 보유하면서 SK그룹에 속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0년 넘게 경영에 간섭하지 않은 채 독자경영을 해 왔다. 이 때문에 최 부회장이 SK디스커버리그룹의 몸집을 불려 SK그룹에서 계열분리할 수 있다는 시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SK건설 지분은 SK가 44%, SK디스커버리가 28% 보유하면서 SK디스커버리그룹과 SK그룹을 잇는 사실상 유일한 연결고리다. 최 부회장도 SK건설 경영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9월 보유하고 있던 SKD&D 지분 24%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파악되는데 여기에서 얻은 자금을 SK건설 지분을 사는 데 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D&D는 최대주주가 SK가스인 만큼 최 부회장이 지분을 팔아도 SKD&D 경영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최 부회장이 SKD&D 지분 매각대금을 SK디스커버리 지분 매입에 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 부회장은 SK디스커버리 지분 18.47%, SK케미칼 지분 16.45% 보유하고 있다. 최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SK디스커버리 주식까지 합치면 SK디스커버리 지분은 22.43%, SK케미칼 지분은 20.31%가 된다. 

최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은 SK케미칼 지분을 SK디스커버리에 현물출자한 뒤 SK디스커버리에서 발행된 신주를 배정받는 식으로 지분을 교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최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SK디스커버리 지분을 30% 넘게 보유하면서 지주사 요건을 넉넉하게 충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안정적 지배력도 확보할 수 있지만 기업가치 상승, 주주들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 SK디스커버리 주식을 더 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