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가 문재인 정부의 사행산업 규제 강화에 따라 카지노 이외의 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데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사행산업에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할 계획을 세우면서 강원랜드가 주력사업인 카지노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강원랜드 사장 결정 임박, 카지노 매출비중 줄여야 할 과제 무거워

▲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정부는 14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사행산업건전화 대책’을 발표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사행산업의 시장규모가 최근 2년 연속 20조 원을 넘어섰다”며 “도박중독, 자살, 범죄 등 사회적 부작용이 확산하고 있어 합법사행산업의 규제를 합리적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행산업건전화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의 매출총량제도를 재설계해 합법사행사업의 매출규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2007년 사행산업을 통합감독하기 위해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사감위를 출범하고 합법사행산업의 매출을 규제하기 위해 매출총량제도를 도입해 운영해 왔다.

하지만 매출총량제를 위반하더라도 소액의 도박중독 예방치유부담금을 내는 데 그쳐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대책에서 매출총량제를 위반하면 영업정지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법개정이 이뤄지면 사행산업을 벌이는 기업이 매출총량제를 위반할 경우 6개월 이내의 영업정지 또는 영업이익의 50% 이내의 과징금을 받는다.

강원랜드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카지노사업에서 매출총량규제를 넘는 매출을 올렸다. 2013년 177억 원, 2014년 1021억 원, 2015년 1659억 원, 지난해 1868억 원 등 초과규모도 지속적으로 늘었다.

강원랜드는 4년 연속 매출총량규제를 어기면서 올해  한해 테이블가동률을 의도적으로 낮추고 평창동계올림픽에 지원금을 내는 대신 매출총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매출총량제도를 크게 의식한 채 영업을 펼쳤다.

앞으로 매출총량규제를 더욱 엄격히 준수해야 하는 만큼 카지노 매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셈이다.

강원랜드가 적용받는 매출총량규모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사감위는 국내총생산(GDP)에 일정비율을 곱하는 방식으로 매년 전체 사행산업 매출총량 목표를 정하는데 현재 0.540%로 고정된 비율을 시장상황 등을 반영해 합리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강원랜드 사장 결정 임박, 카지노 매출비중 줄여야 할 과제 무거워

▲ 박경국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장.


2008년 0.646%에 이르던 비율은 매년 조금씩 떨어져 2014년 0.540%까지 하락한 뒤 더 이상 변경되지 않았는데 내년에 새로운 조정을 거칠 경우 또 다시 낮아질 수 있다.

사감위는 매년 사행산업 전체의 매출총량 목표를 정한 뒤 각 합법사행산업의 매출규모에 따라 매출총량을 기관별로 분배하는데 앞으로 분배기준도 단순 매출이 아닌 매출에서 매출총량초과금액을 삭감한 금액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지난해 내국인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복권, 체육진흥투표권, 소싸움 등 사감위가 감독하는 7개 합법사행산업 가운데 매출총량규제를 준수하지 않은 곳은 강원랜드뿐이어서 강원랜드의 매출총량 규모가 줄어들 수 있는 셈이다.

강원랜드는 현재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카지노사업에서 올리고 있다.

강원랜드는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7월 워터파크 개장 등을 계기로 레저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수년 전부터 성장동력으로 호텔과 리조트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강원랜드의 사업다각화는 새 사장에게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원랜드 사장 후보는 문태곤 전 감사원 제2사무차장, 유태열 전 대전지방경찰청장, 이승진 전 강원랜드 카지노호텔본부장, 이욱 전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 등 4명으로 좁혀졌다. 이 가운데 문 전 실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랜드는 21일 주주총회를 열고 새 사장을 선임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