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재건축아파트의 최고 층수를 기존 49층에서 35층으로 변경해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36층 이상의 재건축아파트 설립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물러나지 않으면서 계획을 변경한 것인데 앞으로 재건축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 <뉴시스> |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는 26일 아파트 소유자들로부터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변경할지, 49층으로 밀어붙일지에 대한 동의서를 받은 결과 35층 안건이 과반 동의를 얻었다고 밝혔다.
추진위원회는 은마아파트와 상가 소유자 등 3622명으로부터 동의서를 받았는데 이 가운데 2601명(71%)이 35층 안건을 선택했다.
49층 안건을 고집할 경우 재건축사업이 장기 표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은마아파트 소유자들이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추진위원회는 애초 14층 높이의 4424가구 아파트를 철거한 뒤 최고 49층, 6054가구로 재건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공동주택(3종 일반주거지역)을 최고 35층으로만 지을 수 있도록 만든 도시계획의 밑그림 ‘2030 서울플랜’에 따라 49층 설계안을 내놓은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에 계속 제동을 걸었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8월에 열린 회의에서 추진위원회가 제시한 정비계획안을 아예 심의하지 않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 체제에서 49층 안건이 통과되기 어렵다는 주민들의 의견이 많았던 것”이라며 “2003년 이후 14년째 표류하고 있는 재건축사업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라도 현실적인 판단이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추진위원회는 소유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35층 안건을 가까운 시일에 열리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심의될 수 있도록 사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추진위원회가 35층 안건으로 설계를 변경하면 전체 재건축아파트 가구수는 기존 계획보다 149가구 감소한 5905가구로 줄어든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