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미국을 방문해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했지만 미국의 반응은 싸늘했다.
홍 대표의 무리한 행보를 여당은 신랄하게 비판했다.
홍 대표는 25일 미국 워싱턴DC 미국외교협회에서 열린 한반도 전문가 간담회에서 “미국정부에 전술핵 재배치를 적극 요청하며 한국정부도 전면적으로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핵우산 약속만으로는 5천만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없다”며 “1991년 한국에서 철수한 전술핵을 조속히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와 자유한국당은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독자적 핵무장에 나설 의지도 있다”며 자체적 핵무장 가능성도 제기했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격렬히 비판했다.
홍 대표는 “과거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고 사드 배치 반대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한국정부의 주류”라며 “많은 한국 국민들도 현 정부 대북정책과 외교안보정책에 불안감과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은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스탠리 로스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전술핵 재배치에는 군사적 효용성이 없다”며 “그런데도 굳이 배치를 주장하는 이유나 이점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토비 달튼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국장은 “미국이 전술핵 재배치를 할 가능성은 낮다”며 “한국이 이를 요구하면 오히려 한미동맹의 균열에 생기거나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달튼 국장은 또 한국의 자체적 핵무장과 관련해 “미국의 우방국으로서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다”고 반대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영국 국제전략연구소 워싱턴 소장 역시 전술핵 재배치에 반대하며 “전술핵 재배치를 안해주면 자체 핵무장을 하겠다고 했는데 자체 핵무장이 진짜 목표냐”고 반문했다.
여당은 홍 대표를 맹비난했다. 홍 대표가 무책임한 발언으로 외교적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감 와중에 미국에 가서 고작 벌인 일이 현 정부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이고 한미동맹 균열을 부추기는 것이라니 참으로 한심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샌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모양”이라며 “같은 시대 정치인으로 부끄러우니 자중자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도 “국익을 훼손하고 국격을 떨어뜨리는 홍 대표의 미국행보는 자제돼야 한다”며 “대한민국 정부를 부정하는 듯한 발언은 과유불급”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