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포함 '강제노동 관세' 시행에 외신 비판, "중국과 다른 국가 관세율 유사"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우승팀 축하 행사에 참석해 LA다저스의 우승 반지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60개 국가를 대상으로 이른바 강제노동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관세 부과 명분과 실제 정책이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강제노동을 이유로 중국 일부 지역산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번엔 중국과 다른 나라의 관세율을 유사하게 부과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제경제 선임 보좌관을 맡던 피터 해럴 조지타운대 방문 연구원 발언을 인용해 “이번 관세는 강제노동 문제와 거리가 멀다”는 요지의 내용을 보도했다.

해럴 연구원은 캐나다와 유럽연합(EU) 및 중국 사이의 관세율 차이가 매우 적다는 점을 이런 시각의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캐나다와 EU 등 미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하여 강제노동 문제를 해결하기로 합의한 17개국에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한국과 중국 및 일본을 포함한 나머지 43개국은 12.5%의 관세율을 적용받는다. 

CNBC는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해당 관세가 현지시각 24일 오전 0시1분부터 발효한다고 설명했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 정부에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차별적인 관행과 정책에 맞서 관세 부과 등으로 대응할 권한을 부여한다. 

트럼프 정부는 각국이 강제노동으로 생산한 제품의 수출을 금지하거나 관련 법률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아 미국 기업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국가별 관세율을 고려하면 관세 부과의 명분인 강제노동이 설득력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해럴 연구원은 “관세율은 USTR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철학과 정책 선호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강제노동 조사를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2021년 12월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을 제정했다.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은 중국 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한 모든 제품을 강제노동으로 생산한 제품으로 추정하고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 공산당이 신장 위구르에 사실상 강제 수용소를 운영하고 중국 내 소수 민족인 위구르인에 직접 교육을 빌미로 강제노동을 강요하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법이 적용되는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 사이에 관세율이 똑같거나 2.5%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아 강제노동은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대법원에서 받은 위헌 결정에도 관세를 다시 부과하기 위해 강제노동을 명분으로 사용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앞서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20일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각국에 부과한 상호 관세를 위헌으로 결정했다.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은 미국의 안보나 외교, 경제 등에 위협이 되는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통령에게 외국과의 무역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뉴욕타임스는 “일부 비평가는 미국 정부가 대법원에서 위헌 결정을 받은 관세를 다시 부과하기 위해 강제노동 문제를 편리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한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