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기판주는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 비중을 줄인 외국인들이 반도체를 담는 '기판'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삼전닉스 팔고 삼성전기·LG이노텍 담았다, 반도체 사이클 올라탄 기판주 '고공행진'

▲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11거래일 매도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삼성전기 주식은 대거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열기가 기판 밸류체인으로 번지며, 기판도 메모리반도체처럼 성장 사이클에 올라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11거래일 연속 순매도 흐름을 이어왔다. 외국인은 이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상장 주식 34조1374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번 매도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됐다.

이 기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주식 19조5556억 원어치와 삼성전자 주식 12조6242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각각 외국인 순매도 규모 1위와 2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최근 크게 오른 데 따른 포트폴리오 재분배(리밸런싱) 과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보고서에서 “코스피 지수대비 외국인 보유액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전체 지수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확대됐고 이에 차익실현 및 리밸런싱 압력이 커졌다”며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는 주가 급등에 따른 피할 수 없는 반작용”이라고 짚었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가운데서도,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반도체 기판주는 사들였다.

외국인은 최근 11거래일(6월19일~7월3일) 연속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을 던지는 동안에도 삼성전기 주식은 423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코스피 시장 외국인 순매수 규모 1위다.

같은 기간 LG이노텍 주식도 2636억 원어치 담았다. 이 기간 LG이노텍은 외국인 순매수 상위 3위에 올랐다.

두 종목은 코스피 대표 반도체 기판주로 꼽힌다.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수요 확대에 기대감에 주목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삼전닉스 팔고 삼성전기·LG이노텍 담았다, 반도체 사이클 올라탄 기판주 '고공행진'

▲ 외국인들은 'FC-BGA' 수요 확대에 따른 LG이노텍 수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PCB) 사이에서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고부가 기판이다. 미세한 배선으로 신호 무결성을 유지하면서 전력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AI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성능·고발열 반도체 제품에 주로 사용된다.

시장에서는 AI 수요 확대로 기판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FC-BGA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시장조사기관 후지카메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시장은 2022년 80억 달러에서 2030년 164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을 향한 증권가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보고서에서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기존 20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높여 잡고 업종 내 최선호 종목으로 꼽았다.

오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글로벌 대표 부품 업체로 실적, 밸류에이션 동반 상향 구간에 진입했다”며 “글로벌 빅테크 수주 확대로 시장 경쟁력 강화됐고, 동종 업체 전반에 밸류에이션 재평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가 최근 공개한 대규모 투자 계획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3일 보고서에서 “삼성전기가 충청권(세종사업장)에 8조 원 규모의 패키지기판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내용을 공시했다”며 “삼성전기의 대규모 투자 소식은 전방의 FC-BGA 수요가 강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 가능해, 국내 기판 업체들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6월30일 LG이노텍 보고서에서 목표주가 140만 원,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양 연구원은 “AI용 기판 시장에서 LG이노텍은 엄연한 후발주자”라면서도 “업계 전반의 공급 부족으로 선두권 업체들의 생산능력(CAPA)이 이미 상당 부분 선점돼 있어, LG이노텍의 신규 진입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은 변수로 지목된다.

두 종목 모두 올해 주가가 크게 오른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사례처럼 외국인들의 비중 축소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주가는 최근 11거래일(6월19일~7월3일) 동안 각각 9.59%와 32.03% 하락했다.

다만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여전히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주가는 각각 680.00%와 221.77% 올랐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