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코스닥 부실기업 퇴출 속도, 거래소 "올해 시총 요건 미달 50곳 상장폐지"

▲ 김성찬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공시제도팀장이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닥 30주년 기념행사에서 코스닥 시장 부실기업 퇴출 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한국거래소가 부실기업 퇴출과 혁신기업 유입을 통해 코스닥 시장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

시장 신뢰를 떨어뜨리는 기업은 더 엄격히 걸러내고,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은 기술특례상장과 코넥스 이전상장을 통해 코스닥으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닥 30주년 기념행사 ‘코스닥 커넥트 2026’에서는 코스닥 시장 부실기업 퇴출 제도, 혁신기업 상장심사 방향, 코넥스 시장 활성화 정책 등이 소개됐다.

거래소가 이날 가장 먼저 내세운 과제는 부실기업 퇴출이다. 

김성찬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공시제도팀장은 “7월1일부터 동전주와 시가총액 요건이 강화되면서 상장폐지 대상 기업이 상당히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1일부터 시행된 상장유지 제도 개편에 따라 종가가 30거래일 연속 1천 원 미만인 기업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 이내에 45거래일 연속 종가가 1천 원 이상으로 회복되지 못하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시가총액 미달 요건도 강화됐다.

기존에는 시가총액이 일정 기준에 미달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 90일 동안 10일 연속 기준 금액을 넘거나 누적 기준 30일을 넘으면 관리종목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7월1일부터는 90일 동안 45일 연속 기준 시가총액을 넘어야 관리종목에서 해제된다.

김 팀장은 "한번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벗어나기 어렵게 만들었다"며 "상당수 기업들이 자구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시가총액 요건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가총액 기준 올해 코스닥 상장사 50곳 안팎이 요건을 미달해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거래소는 부실기업 퇴출 기준을 강화하는 동시에 성장 잠재력이 큰 혁신기업은 기술특례상장 심사 기준을 업종 특성에 맞게 정비해 코스닥 유입을 넓힌다.

이석우 한국거래소 기술기업상장부 팀장은 이날 첨단로봇, 사이버보안, K콘텐츠 업종에 대한 맞춤형 질적 심사 기준을 설명했다.

금융위원회와 거래소는 3월 혁신기업 상장 확대와 육성을 위해 첨단로봇, 사이버보안, K콘텐츠 업종에 맞춘 질적 심사 기준을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

거래소는 2019년 바이오, 2025년 12월 인공지능(AI), 우주·에너지 분야 심사 기준을 새롭게 추가했는데 올해 로봇과 보안, 콘텐츠로 확장하기로 한 것이다.

이 팀장은 “산업이 계속적으로 혁신화, 첨단화됨에 따라 산업의 성장 잠재력과 혁신성 등을 고려해 첨단로봇, 사이버보안, K콘텐츠 등 분야로 질적 심사 기준 적용 대상을 순차적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업종별 질적 심사 기준은 전통 제조업과 다른 산업 특성을 상장심사에 반영하기 위한 장치다. 첨단산업 기업은 초기 매출이나 이익만으로 성장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기술성, 사업화 가능성, 산업 확장성 등을 업종 특성에 맞게 보겠다는 것이다.

프리(Pre)-코스닥역할을 하는 코넥스 시장 활성화 방안도 제시됐다. 

거래소는 코넥스 시장이 초기 중소·벤처기업의 코스닥 이전상장을 돕는 ‘프리 코스닥’ 시장으로 다시 기능할 수 있도록 상장 비용 지원과 성장 단계별 맞춤형 컨설팅에 힘을 싣는다.

코넥스 시장은 2013년 7월 초기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전용시장으로 출범했는데 최근 들어 시장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넥스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022년 22억4천만 원에서 2026년 상반기 13억2천만 원으로 줄었다. 신규상장 기업 수는 2022년과 2023년 각각 14곳이었지만 2024년 6곳, 2025년 4곳으로 감소했고 2026년 상반기에는 한 곳도 없었다.
 
[현장] 코스닥 부실기업 퇴출 속도, 거래소 "올해 시총 요건 미달 50곳 상장폐지"

▲ 거래소는 코넥스 시장이 코스닥 시장으로 가는 성장사다리로서 의미를 지닌다고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다만 거래소는 코넥스 시장이 여전히 코스닥 시장으로 가는 성장사다리로서 수요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코넥스는 코스닥보다 진입 요건이 비교적 간소해 초기 기업이 상장기업으로서 공시 의무와 내부통제 경험을 쌓을 수 있고, 거래소의 이전상장 컨설팅 등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기업으로서 질적 성장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거래소는 올해 6월부터 코넥스 신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외부감사인 감사 비용과 지정자문인 수수료를 각각 70%씩 지원하고 있다. 비수도권 기업 유치를 위해 충청, 강원, 호남, 경북, 경남 등 5개 권역에서 코넥스 시장 설명회도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 운영하던 이전상장 컨설팅, 공시체계 구축 컨설팅, 내부회계관리제도 컨설팅도 기업 성장 단계별에 맞게 진입기, 성장기, 성숙기로 나눠 제공해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진현철 한국거래소 코넥스시장부 팀장은 "코넥스 상장 초기에는 공시체계를, 성장기에는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갖추도록 돕고, 성숙기에는 코스닥 이전상장 가능성 관련 컨설팅을 제공해 기업들의 성장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