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4월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갈등이 소수의 상위 기업과 전문 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국 경제 전반과 글로벌 인공지능(AI) 공급망의 약점을 뚜렷하게 보여준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블룸버그는 20일 논평을 내고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예고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들어 나타난 첫 대규모 노사 갈등”이라며 “AI 열풍의 성과를 누가 차지해야 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쟁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삼성전자 노사 갈등에서 어느 쪽도 승리자로 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수의 한국 국민이 이번 사태에 삼성전자 노조를 적극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과 파업이 한국 산업 경쟁력과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블룸버그는 “이번 노사 갈등은 이미 많은 것을 소유한 집단과 더 많은 것을 소유한 집단 사이의 대립”이라고 비판했다.
삼성전자 노조에서 요구하는 성과급 규모가 반도체 관련 직원 1인당 평균만으로 한국 노동자의 평균 연봉을 몇 배는 웃돈다는 점이 이런 비판의 근거로 꼽혔다.
결국 삼성전자 파업이 사회적으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가 한국 경제 전반의 약점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왔다. 삼성전자와 같은 소수의 ‘챔피언 기업’과 반도체 산업에 국가경제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산업 구조가 더욱 다변화되어 있었다면 단일 기업의 파업으로 국가 경제 안정성이 이처럼 취약한 상황에 놓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삼성전자에 한국의 경제 전반이 크게 의존하고 있는 구조 때문에 삼성전자 노조가 막강한 협상력을 갖추게 됐다는 지적이다.
더 나아가 삼성전자 파업 예고가 글로벌 인공지능 공급망이 얼마나 불안정한지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됐다.
삼성전자의 노조 파업이 전 세계 반도체 공급 부족을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돼 인공지능 관련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줄 변수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현재의 반도체 및 전문인력 부족 상황을 고려한다면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과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삼성전자도 이번 사태에 책임을 안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장기간 노조와 협력하는 대신 이를 견제하는 데만 집중해 왔던 영향을 이번에 받게 됐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결국 노조의 신뢰를 얻기 어렵고 협상 경험도 부재한 상태에서 대규모 파업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고 바라봤다.
따라서 삼성전자 경영진이 이번 사안을 노조의 과도한 요구로만 인식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과거 장기간 이어진 불투명한 보상체계와 관련한 반작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전 세계 각국의 정부가 삼성전자 사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갈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만 한다”며 “노사 갈등은 이른바 'K자 그래프' 형태의 경제 양극화가 심화하는데 주요한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