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언론인협회 "헝가리 정부의 한국 배터리기업 관련 보도 조사는 언론 탄압" 

▲ 헝가리 괴드에 위치한 삼성SDI 배터리 공장 전경. < 삼성SDI >

[비즈니스포스트] 헝가리 정부 기관이 삼성SDI 관련 보도를 한 현지 탐사매체를 조사했다는 의혹을 두고 국제언론인협회(IPI)가 우려를 표명했다. 

헝가리 정부는 삼성SDI의 현지 배터리 공장에서 노동자가 유해 물질에 노출되고 안전 문제가 불거졌다고 보도한 매체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IPI는 18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헝가리 ‘주권보호청(SPO)’이 탐사보도 매체 아틀라초(Átlátszó)에 행한 조사와 관련해 “언론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앞서 SPO는 2024년 6월 아틀라초가 헝가리 정부와 기관과 관련한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정보 활동을 했다는 의혹을 앞세워 조사에 착수했다. 

아틀라초가 삼성SDI 배터리 공장에서 벌어진 환경 오염과 안전 사고 등을 조사하기 위해 정부에 정보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아틀라초는 이 의혹을 부인하고 SP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12월 승소했다. 

이후 SPO가 항소해 2심 재판이 진행 중인데 이런 상황이 언론 탄압에 해당한다는 국제 협회 성명이 나온 것이다. 

2024년 설립된 SPO는 주권옹호법에 근거한 기관이다. 헝가리 주권옹호법은 정부 기관을 설치해 개인이나 단체 정보를 수집하고 조사하는 권한을 담고 있다. 

IPI의 에이미 브로일레트 권리옹호국장은 “아틀라초와 모든 헝가리 언론이 거센 압력 속에서도 공익 사안을 보도하는 데 전폭적인 연대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헝가리 매체 텔렉스(Telex)의 삼성SDI 헝가리 괴드(Göd) 공장 보도를 계기로 확산됐다.

텔렉스의 지난 12일자 기사에 따르면 삼성SDI 경영진도 아틀라초를 상대로 한 SPO의 조사를 인지하고 있었고 이와 관련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텔렉스는 삼성SDI의 2024년 3월27일자 회의록을 입수해 이와 같이 보도했다. 삼성SDI가 정부에 조사를 요청하는 로비를 했을 가능성도 언급됐다. 

IPI는 텔렉스 보도가 삼성SDI의 직접적 로비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하면서도 다국적 기업이 정부 기관의 조사와 관련해 언급된 점 자체가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아틀라초의 타마스 보도키 대표는 IPI와 나눈 인터뷰에서 “당국이 주권 수호라는 명분으로 언론을 공격하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하다”며 “거대 외국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1950년에 설립된 국제언론인협회는 100여개 국가의 미디어 경영인과 편집인 등이 참여한 비영리 국제 네트워크이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