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객사와 반도체 공급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놓이면서 단기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SK하이닉스의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전시장 홍보용 사진.
주요 고객사들이 단가보다 충분한 물량 확보를 우선순위에 두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공급사들의 협상력이 확실한 우위를 보이게 됐다는 외신 평가가 나온다.
11일(현지시각) IT전문지 톰스하드웨어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변동 사이클은 이전에도 반복됐지만 이제는 공급사와 고객사의 거래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톰스하드웨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들어 고객사들과 정해진 단가에 장기 공급계약 체결을 꺼리고 단기 계약과 사후 가격 협상을 점차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마이크론도 곧 한국 반도체 제조사들과 유사한 방식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에 맞춰 이러한 형태의 계약 사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전까지는 고객사들이 최대 1년에 걸쳐 계약 당시 가격으로 반도체 물량을 사들일 수 있었지만 이제는 공급사들이 분기마다 또는 수 개월마다 단가 재협상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는 메모리반도체의 가파른 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을 반영한다. 재계약이 이뤄질 때마다 단가 인상을 노리는 셈이다.
톰스하드웨어는 “기존의 재계약 형태에서 일반적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10% 안팎의 변동폭을 보이는 데 그쳤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고객사들에 가격 상승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디지타임스는 대형 메모리반도체 고객사들이 안정적 공급 단가를 유지하는 것보다 최대한 많은 물량을 확보하는 일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메모리반도체 공급업체들이 이처럼 불리한 조건을 내걸더라도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톰스하드웨어는 적어도 하반기까지 이러한 형태의 공급계약 체결 사례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요 급증이 주도한 이번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가격 협상력 우위로 이어져 큰 수혜를 이끌고 있다.
톰스하드웨어는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안정화될 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며 “공급 부족은 나날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