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석 전 세종텔레콤 부회장(사진)이 KT 사장 공모에 나서며 지배구조 정상화와 통신 본업 경쟁력 회복을 핵심 비전으로 제시했다.
지배구조 정상화와 통신 본업 경쟁력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KT 경영체계를 다시 정비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강 전 부회장은 19일 비즈니스포스트와 만나 “이제 KT가 진정한 의미로 ‘주인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강 전 부회장은 그동안 KT가 외풍과 특정 인사의 영향력에 의해 흔들려 회사 전략이 연속성을 잃고, 최고경영자 개인의 선호에 따라 기업 방향이 흔들려 영속기업으로서 장기 전략을 세우는 데 치명적 약점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또 투명경영을 이유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정작 책임 있는 주주의 참여와 견제가 약화되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강 전 부회장은 “지분을 가진 주주들이 책임 있게 경영에 참여하고, 장기 전략을 함께 고민하고, 이해 관계자들과 함께 회사의 미래를 설계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임기가 제한된 사외이사나 외부 컨설팅이 대신할 수 없는 근본적 지배구조 정상화”라며 “KT의 주요 주주와 전략적 투자자들의 산업 경험, 기술 경쟁력을 KT와 결합한다면, KT는 다가올 피지컬 AI 시대에 더 큰 도약의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부회장은 KT가 지속 가능한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화려한 슬로건이 아니라 통신 본업의 본질 경쟁력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KT 혁신의 출발점은 회사가 가장 잘하는 것, 가장 잘 해야 하는 ‘본질’로 돌아가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경영자 임기 구조와 외부 영입 중심의 경영이 단기 실적 압박과 보여주기식 경영을 반복시키며 조직 안정성을 떨어뜨렸다고 진단했다.
KT가 장기적 혁신을 이루려면 임직원의 주체적 참여, ICT 전문성 기반 리더십, 고객 중심·기술 중심 전략이 결합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특히 성과 중심 보상 체계와 현장 중심 서비스, 고객과 기술을 동시에 고려한 서비스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의 KT는 VR·AR 같은 이벤트성 사업이 아니라 AI·클라우드·로봇·분산 컴퓨팅을 떠받치는 통신 인프라 강화가 본질”이라며 “KT의 핵심 역량은 네트워크·데이터센터·클라우드의 총합”이라고 말했다.
강 전 부회장은 KT의 미래 전략으로 ‘STEP-UP 전략’을 제시했다.
통신 사업은 모지주사 직속으로 두어 본업 경쟁력을 높이고, 금융·미디어·부동산 등 비통신 사업은 중간형 지주회사를 통해 책임경영과 전문경영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STEP-UP 전략은 △속도(Speed) △신뢰성(Trust) △효율화(Efficiency) △성과(Performance) △지역 연계(Unity) △중소기업 성장 지원(Progress) 등 여섯 축으로 구성된다.
강 전 부회장은 이를 통해 네트워크 고도화, 다층 보안체계, 투자 효율 강화, 지역 디지털 전환 확산, 협력사 육성 체계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과 경영을 아우르는 융합형 리더십으로 KT 내부의 AI 기술력과 경영 혁신을 연결하겠다”며 “KT가 국가 대표 인프라 기업으로 다시 서야 대한민국의 디지털 미래도 바로 설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전 부회장은 통신 기술과 경영을 아우르는 융합 리더십을 갖춘 전문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중동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 전자통신공학과를 졸업했다.
KT 통신기술직 4급 공채로 1986년 KT에 입사한 뒤, 30여 년간 통신망·기술기획·전략·마케팅·NI사업을 넘나들며 현장과 본사, 자회사 등을 두루 경험했다.
KT 예산전화국·기술기획실·기획조정실·초고속통신본부·마케팅부문 등에서 통신망 설계·국책연구·투자전략·IP망 확산·유무선결합상품·IPTV 사업 성공을 주도했다. 이후 KT 계열사인 KT 이엔지코어 사장을 거쳐 세종텔레콤 사장을 역임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