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세계가 3분기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분기 기준 연결 영업이익을 개선했다. 그렇지만 본업인 백화점을 비롯한 주요 사업부문 수익성은 오히려 뒷걸음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신세계 본점 타운화 등 본업 경쟁력 강화를 투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수익성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가 4분기에는 수확의 계절을 맞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세계 이익 증가는 면세점 적자 축소에 기대, 정유경 투자·구조조정 가시화 기대

▲ 신세계가 3분기 면세사업 적자 축소에 힘입어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개선했다. 4분기 투자성과가 가시화하며 주요 사업부분별 수익성 반등을 본격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신세계가 공개한 실적발표 IR자료를 종합하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개선에는 면세사업의 적자 축소가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는 3분기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한 영업이익 998억 원을 거뒀다. 올해 들어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증가한 것은 3분기가 처음이다.

신세계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2023년보다 25% 감소한 뒤 올해 상반기에도 3.6% 하락세를 지속했다.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패션사업 등 자회사 부진이 더해져 수익성이 후퇴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반등했지만 사업부문별로 보면 본업인 백화점과 다수의 주요 계열사 영업이익은 2024년 3분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해당 기간 백화점은 영업이익이 43억 원 줄었고,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신세계까사는 손익이 각각 41억 원, 6억 원 후퇴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가 적자 폭을 106억 원 줄이며 연결 영업이익 개선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 이밖에는 신세계센트럴이 영업이익을 1년 전보다 17억 원, 신세계라이브쇼핑이 11억 원 늘렸다.

3분기 백화점 부문은 영업이익 84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4.9% 줄었다. 미래 준비를 위한 전략적 투자 지속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신세계는 설명했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은 내수 소비 위축으로 업황이 둔화한 가운데에도 지난해부터 기존 점포 새단장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2024년 2월부터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를 시작으로 올해 8월 델리(즉석섭취식품) 코너를 열며 총면적 1만9834㎡(약 6천 평) 규모의 국내 최대 식품관을 완성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3월 신관 ‘디에스테이트’에 12년 만에 최대 규모 개편을 진행했고, 4월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에 명품관 ‘더헤리티지’를 새로 개장했다. 11월 국내 최대 규모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매장을 품은 본점 ‘더리저브’ 개편을 완료하면 신세계 숙원 사업인 신세계 본점 타운화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다.

신세계 관계잔는 “백화점은 1년 전과 비교한 영업이익 감소폭을 2분기 109억 원에서 3분기 43억 원으로 줄여나가는 수익성 개선 흐름을 보이며 투자의 성과가 점점 가시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새단장을 진행한 강남점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해 7월 8%, 8월 9%, 9월 13% 신장한 데 이어 10월에는 17%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점 역시 9월 신장률이 4%, 10월은 6%를 기록했다.
 
신세계 이익 증가는 면세점 적자 축소에 기대, 정유경 투자·구조조정 가시화 기대

▲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 ‘신세계 마켓’ 매장 이미지.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송객수수료 개선과 대량 판매 할인율을 개선하는 등 비용 효율화 노력을 통해 적자 폭을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신세계면세점의 근본적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인천공항 면세점 DF2 권역(화장품·향수·주류·담배)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신세계면세점은 2023년 최저수용금액보다 60% 이상 많은 금액을 써내 해당 사업권을 따냈으나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매달 해당 구역에서 50억~1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해왔다.

하지만 계약에 따라 내년 4월27일까지 DF2권역 영업을 유지해야 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세계면세점 영업이익이 내년 2분기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하고, 3분기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3분기 나란히 적자를 기록한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신세계까사는 지난달 28일 생활용품(라이프스타일) 사업을 담당하는 ‘자주’ 사업부문 관련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주 부문을 넘기는 사업재편을 통해 투자여력을 확보, 핵심 사업인 화장품과 패션 부문 경쟁력을 제고와 글로벌 브랜드 육성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신세계까사는 기존 가구·인테리어 중심 사업에 생활잡화·패션 등 자주 사업영역을 더해 홈퍼니싱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영업양수 예정 일자는 내년 1월1일이다.

정유경 회장은 지난달 30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하반기 본업인 백화점 사업에서 반등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 숫자로 성과를 내진 못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소비쿠폰 지급으로 인한 소비심리 회복과 세계적 K컬처 열풍·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정책 등에 따른 외국인 유입 증가가 백화점 업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의 10월 매출은 지난해 10월보다 1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분기 수입 패션 부문 신규 브랜드 유치와 화장품 부문 자체 브랜드 호조로 매출을 늘린 가운데 소비심리 회복과 이른 추위 등 국내 패션 수요 증가에 따라 4분기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가 정유경 회장 체제 1년이 지나는 시점에 본격 수확의 계절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 투자를 통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왔고, 그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꾸준한 혁신과 인천공항 DF2 반납, 자주 사업재편 등 사별 경쟁력 강화 노력을 통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