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전기차 업황 부진에 긴 침체기에 빠져있던 2차전지주 주가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테마와 엮이면서 크게 반등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대형주를 위주로 ESS 테마 기대감이 작용했지만, 온기가 옮겨갈 중소형주(스몰캡)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차전지주 구원투수 된 ESS 테마, 삼영 신성에스티 코윈테크 '스몰캡'도 있다

▲ ESS 테마에서 삼영 등 종목도 수혜주로 거론된다. <삼영>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한 달 동안 국내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3위 LG화학, 5위 LG에너지솔루션, 9위 삼성SDI가 포함됐다.

오랜만에 2차전지주가 상위권에 포진한 것이다.

AI 데이터센터용 ESS 수요가 2차전지 실적과 주가를 견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SS에는 2차전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지역 데이터센터용 ESS 수요에 힘입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SDI의 경우 실적은 적자를 냈으나, ESS 수혜가 기대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주가가 반등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ESS 기대감이 강해지는 가운데 삼성SDI는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ESS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제 ESS가 엄연한 AI 테마라며 2차전지주의 주가반등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ESS 누적 설치량은 2023년 19기가와트에서 2030년 133기가와트, 2035년 250기가와트로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ESS도 AI 수혜주”라 말했다.

현재 미국 3분기 실적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빅테크 기업들이 향후 AI 투자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ESS 테마가 지속되고 있다.

국내증시에는 대형주 외에도 ESS 테마로 수혜 가능한 스몰캡들이 있다.

삼영은 커패시터 필름(축전기 유전체 필름)을 수출하는 기업인데 ESS와 전력인프라에 모두 필요해 양방향 테마의 영향을 받는 종목으로 평가된다.

특히 ESS 산업에서는 커패시터 필름이 대규모로 요구되기 때문에 수혜 기대감을 받고 있다.

권태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특히 글로벌 데이터센터 및 유틸리티 기업의 인프라 투자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ESS 및 변압기용 전력변환 시스템의 확산은 필름 커패 시터의 구조적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성에스티는 2차전지용 부품 전문 기업으로 LG에너지솔루션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ESS 사업을 확대함에 따라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2차전지주 구원투수 된 ESS 테마, 삼영 신성에스티 코윈테크 '스몰캡'도 있다

▲ 신성에스티는 LG에너지솔루션향 대표적인 부품 공급사다.


신성에스티는 이미 미국 켄터키에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향후 늘어날 고객사 수요에 대비해 나가고 있다.

강경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가 폭발적이며 북미 생산 법인을 구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미 ESS  공급 물량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내년부터 가파른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코윈테크는 스마트팩토리 종합 솔루션 전문 기업인데, 북미 ESS 완제품 제조라인 자동화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로 했다.

2021년 2차전지 소재 및 시스템 엔지니어링 전문기업 탑머티리얼을 인수하면서 2차전지 셀 생산 라인 자동화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특히 ESS 제조에 필요한 조립 로봇과 컨테이너형 ESS 완제품을 자동으로 옮길 수 있는 초고중량물 자율이동로봇 등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ESS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코윈테크는 북미 지역 내에서의 ESS 제조 자동화 구축 사례(레퍼런스)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ESS 관련 업체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