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달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한 농민이 폭염 속에서 햇볕을 피하기 위해 은박발포지를 덮고 제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노동자들이 건물 외부에서 노동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세계 각국이 입는 경제적 타격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이 세계보건기구(WHO)와 협업해 내놓은 '건강과 기후변화 카운트다운' 보고서를 인용해 전 세계에서 폭염 사망자가 1분마다 1명씩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 120개국의 사망률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새로운 모델 프레임워크와 메타 예측 모델을 적용해 전 세계 모든 국가의 기온변동 상황과 원인을 파악해 사망률간 연관성을 추정해 사망자 수를 도출해냈다.
여기에 세계 질병 부담 연구에서 나온 연간 사망률 추정치를 결합해 지금까지 나온 것 가운데 가장 포괄적인 폭염 관련 사망률 추정치를 내놨다. 전체 분석 결과는 국제 의학 학술지 '란셋'에 등재됐다.
등재된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에서 2021년까지 전 세계 폭염 사망자 수 중간값은 연평균 54만6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1990~1999년까지 사망자 수 33만5천 명과 비교하면 약 23% 증가한 것이다. 사실상 1분마다 1명이 온열질환으로 죽고 있는 셈이다.
마리나 로마넬로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박사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 각지에 만연한 파괴적인 건강 피해의 암울하고 부인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며 "화석연료 중독을 종식시킬 때까지 생명과 생계에 대한 파괴는 계속 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1년 이후 기온상승이 가속화되면서 폭염이 더 강해진 것을 감안하면 피해는 더 커졌을 가능성이 높다.
연구진은 지난 4년 동안 전 세계에서 생명에 위협적인 '치명적 폭염'이 연평균 19일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16일은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없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지난해 한 해만 해도 극한 폭염으로 인한 잠재적 근로시간 손실이 6390억 시간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0~1999년 평균치와 비교하면 98.1% 높았다.
 
▲ 지난해 국가별 치명적 폭염 발생일수를 나타낸 도표. <란셋>
선진국들이라고 해서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아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개도국들은 근로자별로 연평균 120시간의 잠재 근로시간을 상실했는데 선진국들도 45시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여름철 근로시간이 차츰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기존에는 권고사항이었던 33도 이상 폭염이 발생할 때 작업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부여 사항을 의무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이같은 개정은 심각한 폭염 피해에 따른 것이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16일 발표한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결과에 따르면 올해 온열질환자수는 4460명으로 2018년 4526명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3704명과 비교해도 20.4% 급증했다.
과학자들은 결국 온실가스 배출을 빠르게 줄이지 않는 한 노동시간 감소에 따른 광범위한 경제적 손실은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로마넬로 박사는 "우리가 계속해서 화석연료에 자금을 지원하고 확대를 허용한다면 건강한 미래를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현 상황에도 낙관적인 점이 있다면 지역사회, 지방당국, 보건부문 등 현장 종사자들의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 종사자들은 직접 폭염 영향을 목격하고 있으며 그 영향을 부인할 수 없게 됐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며 "우리는 이같은 기세를 계속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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