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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인구 1억 명을 보유한 떠오르는 자본 시장이다. 아세안 국가 가운데서도 성장 잠재력이 두드러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 8월11일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베트남 확대 정상회담에 앞서 또 럼 베트남 당 서기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는 “현재 베트남 주식시장은 매력적 가격(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고, 낮은 주가수익비율(P/E) 비율과 주당순이익(EPS) 성장 전망이 이를 지지한다”며 “베트남 경제는 성장 국면의 초기 단계로, 정부의 장기적 목표와 비전도 유망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난달에는 파이낸셜타임스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베트남을 ‘프런티어(개척)’ 시장에서 ‘세컨더리 이머징(2차 신흥)’ 시장으로 격상했다.
이는 2018년 9월 이머징 마켓(신흥시장) 승격을 위한 관찰대상국에 등재된 지 7년 만에 거둔 성과로, 베트남 자본시장이 신흥 자본시장으로 거듭난 것을 의미한다.
FTSE는 베트남 자본시장의 시장 접근성 및 투자 환경 개선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5월 베트남 증권시장이 한국산 ‘차세대 통합증권시장 시스템’을 도입한 점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차세대 통합증권시장 시스템은 코스콤과 한국거래소가 협업해 설계·개발해 수출한 결제·거래 시스템이다.
김근아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자본시장이 한국거래소의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결제·거래 인프라가 국제 기준에 한층 근접하게 됐다며” “외국인 선입금 의무 폐지와 함께 세컨더리 이머징 시장 승격에 중요한 이유가 됐다”고 평가했다.
베트남 정보통신부 산하 언론 베트남넷은 “한국거래소 시스템 도입이 시장 유동성 향상과 과거의 거래 병목 현상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과거 거래 정체 사태를 해결하고, 당일매매, 공매도, 결제주기 단축 등 새로운 기능을 도입해 베트남이 이머징 마켓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한국과 베트남 간 협력이 강화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올해 8월에는 이 대통령이 또 럼 베트넘 공산당 서기장을 만나 정상회담을 진행했고,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응우옌 득 치 베트남 재무부 차관과 만나 자본시장 관련 협력을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치 차관은 “한국거래소로부터 도입한 증권시장 차세대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베트남 증시가 거래시스템 안정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신뢰도 높은 신흥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 코스콤과 한국거래소가 올해 5월 베트남에 통합증권시장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국내 증권사들의 베트남 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국내 증권사들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모두 6개 사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이 2007년 베트남 최초 외국계 종합증권사를 설립했고,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현지 증권사 점유율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외국계 증권사 가운데 최상위권 점유율로, 베트남 현지에서 국내 증권사들의 경쟁력을 엿볼 수 있다.
베트남 증권시장이 떠오르는 신흥 자본시장을 넘어 국내 증권사들에게 기회의 땅이 돼주는 셈이다. 박재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