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미약품이 국산 첫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비만 신약 상업화에 바짝 다가섰다.

한 차례 기술수출됐다가 반환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끝까지 개발해 국내 3상에 성공하면서, 한미약품의 ‘뚝심 있는 R&D 전략’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미약품 국산 첫 비만치료제 상업화 성큼, 기술수출 반환 아픔 딛고 R&D 뚝심 증명

▲ 한미약품이 국산 첫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비만 신약 상업화에 바짝 다가섰다.


228일 한미약품 안팎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비만프로젝트 ‘H.O.P’ 가운데 첫 상업화 성과물이 될 전망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 한미약품이 2023년 50주년을 맞아 연구개발 조직을 질환 중심으로 개편하면서 신설된 ‘비만대사팀’의 첫 주자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미약품은 27일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비만 임상3상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이 임상은 64주차까지 투약과 관찰이 진행되지만, 연내 허가 신청을 목표로 40주차 중간 톱라인 데이터를 먼저 발표했다.

투약 40주차 시점 분석 결과 5% 이상 체중이 감량된 시험 대상자는 79.42%(위약 14.49%)였으며, 10% 이상 몸무게가 빠진 대상자는 49.46%(위약 6.52%), 15% 이상은 19.86%(위약 2.90%)로 나타났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쟁력과 안전성, 시장성을 자신하고 있기 때문에 40주차 중간 톱라인 데이터를 먼저 공개하게 됐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 연내 품목 허가신청해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잡았다. 2027년 연매출 1천억 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국산 첫 비만치료제 상업화 성큼, 기술수출 반환 아픔 딛고 R&D 뚝심 증명

▲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 비만프로젝트의 첫 상업화 성과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미약품은 원래 해당 신약을 더 빠르게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었으나, 개발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15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주 1회 제형의 지속형 인슐린(LAPS-Insulin115),  LAPS-Insulin115를 결합한 주 1회 제형의 인슐린 콤보(LAPS-Insulin Combo)와 함께 기술수출되며 기대를 모았다. 사노피는 이 물질들의 글로벌 독점권을 확보하는 조건으로 계약금 4억 유로와 단계별 마일스톤(기술료) 35억 유로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과 중국에서의 상업화 권리는 한미약품이 유지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2020년 사노피의 경영전략 변경으로 개발 권리가 한미약품에 반환됐다. 사노피는 당시 6천 명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던 중이었다. 

반환 직후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효능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됐으나, 한미약품은 유효성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독자 개발을 이어가기로 했다. 

실제로 사노피는 권리 반환 이듬해인 2021년,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데이터를 8개 주제로 나눠 발표하며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잠재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 과정에서 한미약품이 안은 부담도 적지 않았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상업 생산을 대비해 2016년 약 1730억 원을 투입해 2018년 완공한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한동안 가동률이 낮아 고정비 부담이 지속됐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 연내 품목허가 신청에 착수할 예정이며, 64주차의 최종 결과는 더 우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임상 성공으로 평택바이오플랜트의 생산라인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에페글레나타이드 다음의 차세대 비만 치료제를 계속 출시할 계획”이라며 “단순히 살만 빠지는 비만 치료제가 아닌 근육량까지 유지, 증가시키는 치료제로 개발하는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