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부부 열풍' 팝마트 제2의 디즈니 노린다, 콘텐츠와 테마파크 사업도 검토

▲ 전 세계에 '라부부 열풍'을 일으킨 팝마트가 디즈니를 뒤따라 캐릭터 지식재산(IP) 기반 사업을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9월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무역서비스 박람회장에 진열된 라부부 인형과 모형.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전 세계에서 ‘라부부’ 캐릭터 인형의 유행을 주도한 중국 팝마트가 디즈니의 전략을 뒤따라 사업 분야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라부부를 비롯한 여러 지식재산(IP)의 성과를 장기간 이어가기 위해 전용 콘텐츠를 개발하고 테마파크를 여는 등 다양한 방향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30일 “라부부는 중국이 글로벌 소비자들에 가격 경쟁력이 아닌 요소를 앞세워 성공한 첫 사례가 됐다”며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이라고 보도했다.

라부부 캐릭터 인형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팝마트에 큰 성공을 안겼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팝마트 시가총액은 올해만 약 200% 뛰어 미국 완구업체 해즈브로와 마텔, 일본 산리오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큰 규모로 성장했다.

시더 팝마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오랜 기간에 걸쳐 디즈니를 바라보고 교훈을 얻었다”며 “라부부를 비롯한 지식재산에 큰 잠재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즈니의 저력이 미키마우스와 같은 주요 지식재산을 최장 100년이 넘는 오랜 시간에 걸쳐 활용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팝마트도 라부부가 ‘반짝 성공’에 그치지 않도록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테마파크와 더 다양한 상품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해 디즈니의 뒤를 따르겠다는 계획이 제시됐다.

시더 COO는 “팝마트의 단기 목표는 다음 히트상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상품과 콜라보레이션, 콘텐츠 개발과 테마파크 등에 투자하는 데 있다”며 “라부부를 이을 만한 지식재산을 5~10건 정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다만 로이터는 팝마트 상반기 매출의 약 35%가 라부부를 포함한 캐릭터 관련 매출로 파악된다며 아직 특정 캐릭터와 사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팝마트가 디즈니와 유사한 사업 모델을 도입해 성공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투자기관 모닝스타는 “디즈니의 전략은 따라하기에는 쉽지만 성과를 내기에는 어려운 방식”이라며 “팝마트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은 매우 멀다”고 전했다.

팝마트는 2010년 왕닝 CEO가 다수의 벤처기업 관련 경험을 바탕으로 베이징에 생활용품 매장을 열며 창업한 기업이다. 이후 인형을 중심으로 사업 방향성을 재편했다.

왕닝 CEO는 팝마트가 성공하려면 자체 지식재산을 보유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라부부를 비롯한 여러 캐릭터를 확보했다.

결국 2019년 처음 선보인 라부부가 올해 전 세계 시장에서 크게 유행하며 마침내 빛을 보게 됐다.

팝마트 내부 관계자들은 로이터에 “그동안 유통업계에서 비교적 소외받던 젊은 여성 고객층을 겨냥한 전략이 성공 비결”이라며 “팝마트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