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정부 장관 공동성명 "국제해사기구 탈탄소 계획 거부, 다른 국가도 지지 철회하라"

▲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달 1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무부 주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유엔 해운 기관이 시행하는 탈탄소 계획을 거부할 뿐 아니라 이를 저해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연방정부 장관들은 12일(현지시각) 공동성명을 통해 국제해사기구(IMO)가 계획한 '넷제로(탄소중립) 프레임워크' 승인을 공개적으로 거부하고 이에 찬성하는 다른 국가들도 지지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번 성명에는 마르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하워드 루트닉 상무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션 더피 교통부 장관 등이 공동으로 서명했다.

국제해사기구는 2050년까지 회원국들의 해운 부문을 2050년까지 탄소중립화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으로 세계 최초로 글로벌 선박 탄소세도 도입하기로 했다.

미국 장관들은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우리 동료 국제해사기구 회원국들이 이 조치에 반대하는 우리 입장을 지지할 것을 기대한다"며 "우리의 노력이 실패한다면 우리는 우리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이를 보복하거나 구제책을 모색하는 행위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국제해사기구 내부 문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미 올해 4월 진행된 국제해사기구 회의에서 넷제로 프레임워크 관련 담화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내놓았다. 미국 정부는 탈퇴를 추진하면서 다른 회원국들에도 동반 탈퇴를 권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해사기구 넷제로 프레임워크는 올해 10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국제해사기구 정기 회의에서 승인 절차를 앞두고 있다. 국제해사기구 전체 회원국 108개국 가운데 3분의 2가 찬성해야 통과된다.

로이터는 미국이 5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플라스틱협약 협상에서 다른 국가들이 플라스틱 생산 규제 지지 철회를 요구한 것처럼 국제해사기구 회의를 앞두고 똑같은 행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