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SSG닷컴·G마켓 부진 여전, 롯데쇼핑과 이마트에서 계륵 신세로 전락

▲ 롯데온과 SSG닷컴, G마켓 등 롯데그룹,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상반기에도 여전히 영업손실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롯데온과 SSG닷컴·G마켓과 같은 대기업 계열 이커머스 플랫폼이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스타트업에서 출발한 쿠팡이나 컬리와 같은 플랫폼이 최대 매출이나 흑자전환으로 성과를 낸 것과 너무나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들의 부진은 모회사인 롯데쇼핑과 이마트 실적의 발목을 잡는다는 점에서 계륵의 신세로 전락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13일 대기업 계열 이커머스 플랫폼의 상반기 실적을 종합하면 여전히 영업손실 행진이 이어졌다.

SSG닷컴과 G마켓은 상반기에 영업손실로 각각 491억 원과 419억 원을 봤다. 2024년 상반기보다 적자 폭이 각각 182억 원, 258억 원 증가했다.

롯데온은 이들과 비교하면 그나마 사정이 낫은 편이다. 영업손실이 지속되긴 했으나 2024년 상반기 적자 423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적자 170억 원으로 폭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롯데온이 온전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고 보기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지난해 10월부터 e그로서리사업과 관련한 비용을 롯데마트에 떠넘기면서 낸 성과로 일종의 ‘착시효과’이기 때문이다.

e그로서리사업은 롯데쇼핑이 영국의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협력해 자체 물류센터를 짓고 온라인 식료품 사업을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 롯데마트는 롯데온에서 이 사업을 넘겨받은 뒤 지난해 4분기 70억 원, 올해 1분기 비용 109억 원을 영업손익에 반영했다.

2분기 관련 비용은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여전히 100억 원대의 비용이 롯데마트에 반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롯데마트·슈퍼는 2분기 국내 사업에서 영업손실이 확대한 것을 놓고 “e그로서리사업 이관 영향으로 영업적자가 확대했다”고 언급했다.

롯데온과 SSG닷컴, G마켓이 영업손실을 낸 것은 사실 특별한 일로 보기 어렵다. 일부 시기를 제외하면 늘 적자를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부진을 다르게 볼 여지도 존재한다. 창사 이후 내리 적자만 보던 컬리는 올해 상반기 첫 흑자를 기록냈다.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쿠팡은 2분기에 매출 12조 원에 육박하는 성적표를 내면서 ‘무한대의 평원을 질주하고 있다’는 말까지 듣는다.

롯데온과 SSG닷컴·G마켓에게 더 큰 문제는 이들을 품고 있는 회사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온·SSG닷컴·G마켓 부진 여전, 롯데쇼핑과 이마트에서 계륵 신세로 전락

▲ 롯데온과 SSG닷컴·G마켓의 적자는 롯데쇼핑과 이마트에 지속적인 부담을 준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을 받는다. 


2분기 기준으로 보면 롯데온이 롯데쇼핑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익에 기여하는 바는 –9%다. 매출도 내지 못하는데 돈만 까먹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SSG닷컴과 G마켓도 마찬가지다. 두 회사의 상반기 매출 감소 폭은 각각 12.5%와 24.8%였다. 이마트의 주요 연결 자회사 8곳 가운데 상반기 매출 줄어든 회사는 4곳인데 이마트24와 신세계푸드의 감소 폭은 각각 7.3%와 5.9%에 머물렀다.

두 회사에서 확대한 적자 규모만 440억 원이다. 이는 이마트가 본업인 할인점사업에서 상반기에 벌어들인 영업이익 438억 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세 플랫폼의 지속된 적자는 이들이 소속된 모회사에서 설 자리도 좁아지게 하고 있다.

롯데쇼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롯데쇼핑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2년 사이 줄인 인력은 9.1%다. 같은 기간 롯데온 임직원 수는 1천 명에서 688명으로 31.2% 감소했다.

롯데온이 매해 뽑는 인원도 2022년 196명에서 2023년 30명, 2024년 32명으로 확 줄어들었다. 롯데온의 총 이직률 역시 2022년 18.3%, 2023년 13.5%, 2024년 25.0%로 다른 사업부인 롯데백화점이나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의 총 이직률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8배나 크다.

G마켓은 아예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손잡고 합작법인 형태로 운영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인데 G마켓이 합작법인 형태로 분리되면 이마트의 연결기준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