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고객 충성도 '급락', 일론 머스크 정치 행보에 반감 커져

▲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할리우드에 위치한 테슬라 충전소 겸 식당(다이너) 앞에서 3일 한 시민이 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테슬라 구매를 거부한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책임자(CEO)의 정치 행보로 고객 충성도를 잃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테슬라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경쟁사의 약진으로 전기차 판매에서 고전하고 있는데 기존 고객마저 놓치면 수익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 로이터는 조사업체 S&P글로벌이 신차 등록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를 인용해 “올해 3월 기준 미국 내 테슬라 차주가 같은 브랜드 차량을 재구매한 비율은 49.9%”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6월에는 이 비율이 73%였다. 반년 만에 고객 충성도가 20%포인트 넘게 떨어진 것이다. 5월에는 57.4%로 소폭 올랐다. 

톰 리비 S&P글로벌 분석가는 “테슬라의 고객 충성도는 수년 동안 최고였다”며 “49.9%는 업계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데 이렇게 빠르게 하락한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짚었다. 

일론 머스크 CEO가 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고객 이탈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머스크가 연방정부 인력을 대규모로 감원하고 트럼프 정부 또한 화석연료 개발에 집중해 친환경 성향의 기존 테슬라 고객층이 떠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머스크의 정치 개입은 테슬라의 글로벌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S&P에 따르면 테슬라의 미국 내 판매량은 올해 1~5월 기준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유럽에서는 같은 기간 33% 급감했다. 특히 유럽 소비자는 머스크의 정치색에 반감이 두드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테슬라가 현대차나 GM, BMW 등 전통 완성차 업체와 전기차 경쟁이 심해지고 2023년 11월에 출시했던 사이버트럭의 흥행 실패 등 많은 도전에 직면했다고 짚었다. 

톰 리비 분석가는 “신규 고객 확보보다 기존 고객 유치가 훨씬 비용 효율적이라는 점에서 고객 충성도 하락은 기업 수익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