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금융지주 보험사 인수 추진, 김남구 '종합금융그룹' 향해 담금질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보험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해외사업 확대, 종합투자계좌(IMA) 1호 도전에 이어 이번엔 보험사 인수를 추진한다.

올해는 김 회장이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해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출범한 지 20년 되는 해다. 김 회장은 보험사 인수를 통해 다음 20년을 위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 회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보험사 인수와 관련해 “여러 대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업계에서 돌던 보험사 인수 가능성을 김 회장이 직접 확인해 준 셈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최근 삼정KPMG를 실사 자문기관으로 선정하고 보험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대상은 BNP파리바카디프생명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한국금융지주의 보험업 진출을 예정된 수순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금융지주가 몇 년간 꾸준히 보험업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지주가 2023년 한화생명의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 1천억 원을 투자한 것도 그 중 하나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투자저축은행, 한국투자캐피탈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보험사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

비은행 금융지주 경쟁사로 여겨지는 미래에셋그룹과 메리츠금융이 보험사를 가지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보험사 매물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올 때마다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자주 거론돼 왔다.

보험업 진출은 김 회장에게 남다른 의미일 수 있다. 보험업 진출이 김 회장의 꿈인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어서다.
 
한국투자금융지주 보험사 인수 추진, 김남구 '종합금융그룹' 향해 담금질

김남구 회장은 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2004년 동원증권을 품에 안고 독립해 2005년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출범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김 회장은 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2004년 동원증권을 품에 안고 독립한 뒤 2005년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하며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출범했다.

이후 20년 동안 한국투자증권을 국내를 대표하는 증권사로 키워냈지만 증권업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는 아직 극복하지 못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연결기준으로 109조2202억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83.1%에 달하는 90조7214억 원을 차지한다.

실적 측면에선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영업이익 1조2837억 원을 벌어들이며 모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1995억 원을 넘어섰다. 다른 계열사의 적자를 한국투자증권이 메꾼 셈이다.

보험업은 향후 자산운용, 퇴직연금사업 등에서 증권, 자산운용업과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실제 생명보험사업에 진출한 미래에셋그룹은 생명보험 퇴직연금사업 등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단 평가를 받고 있다

보험업은 김 회장이 최근 힘을 주고 있는 해외사업 확장 측면에서도 기대감을 키운다. 더욱이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는 최적의 선택일 수 있다.

최근 들어 국내 보험사의 해외진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프랑스계 보험사인 만큼 해외진출 노하우를 얻을 수 있다.

김 회장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도약을 위한 김 회장의 의지는 증권업 강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11일 한국투자증권에 신종자본증권 형태로 7천억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자금 수혈을 한국투자증권의 국내 1호 종합투자계좌(IMA) 도전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IMA란 증권사가 고객 예탁금을 기업금융에 투자해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자금조달 한도가 없어 증권사가 더 많은 자금을 운용할 수 있게 돼 사업 확장의 추진제가 될 수 있다. 

이번 자본 확충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규모 10조 원을 달성하며 IMA 인가 획득에 필요한 자기자본 8조 원을 훌쩍 넘겼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증권 쪽으로 많이 치우쳐진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과정에서 보험사 인수를 준비하고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