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 악시오스가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투자 발표를 트럼프 정부 정책 대응에 '모범사례'로 평가했다. 이전부터 추진되던 여러 투자 내용을 트럼프 정부의 성과로 내세울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존에 이미 발표했던 투자 내용을 트럼프 정부의 성과로 앞세울 수 있도록 잘 포장해 내놓으며 양측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미국 악시오스는 26일(현지시각) “현대차그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제시한 거래는 자동차를 판매할 때와 같은 ‘세일즈맨십’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자동차 구매자가 원하는 여러 옵션을 패키지로 묶어 제공하는 것처럼 트럼프 정부에도 여러 투자 계획을 동시에 제시하며 만족스러운 협상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자동차와 철강 공장 신설을 비롯한 210억 달러(약 31조 원) 상당의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호무역 정책이 현대차의 미국 내 투자를 유도하는 성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하며 현대차가 관세를 낼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악시오스는 현대차그룹의 발표 내용 가운데 대부분이 이미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이나 관세 위협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추진되어 왔다는 점을 꼬집었다.
조지아 자동차 공장과 현대제철의 현지 생산 설비 등 굵직한 투자 내용은 이미 진행되고 있었거나 바이든 행정부 시절부터 논의가 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트럼프 정부도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현대차의 투자 사례가 임기 초반 성과를 보여주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판단해 이를 적극 홍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악시오스는 결국 “현대차는 기존 투자 계획을 잘 포장해 선보이며 기업들이 트럼프 정부를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사례’를 보여줬다”며 긍정적 평가를 전했다.
실제 투자를 크게 늘리지 않고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목적을 이루도록 기여하는 방식으로 양측이 모두 긍정적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악시오스는 “현대차그룹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만족스럽게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이번 투자는 미국 시장에서 지배력을 넓히겠다는 현대차와 기아의 의지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