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리 "트럼프 TSMC에 인텔 지원 요구 없었다", 반도체 관세 영향 미지수

▲ 미국 트럼프 정부가 TSMC에 인텔을 지원하라고 요구했다는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는 대만 총리의 발언이 나왔다. TSMC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파운드리 1공장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트럼프 정부가 TSMC를 향해 인텔에 자금이나 기술을 직접 지원해달라는 요구를 내놓은 적은 아직 없다는 대만 총리의 발언이 나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전히 반도체 수입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TSMC가 받게 될 영향은 예측하기 어렵다.

대만 경제일보는 26일 “조중타이 대만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 관세 도입 계획을 정부 차원에서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조중타이 총리는 대만 국회에 해당하는 입법원 질의응답에서 미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정책과 TSMC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답변했다.

트럼프 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TSMC에 기술 공유나 자금 투자, 합작법인 설립 등을 요구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TSMC가 인텔 파운드리 사업을 인수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인텔이 심각한 재무 위기로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 여력에 한계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조 총리는 TSMC가 이런 요청을 받았다면 정부에 관련 내용을 보고해야 하는데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는 단순히 업계에서 나오는 관측에 불과해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대만 정부가 미국의 반도체 관세 부과에 대응할 여러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TSMC에 실제로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TSMC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고사양 프로세서 등 대부분의 제품을 대만 공장에서 제조해 미국 고객사들에 공급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TSMC의 미국 투자 확대를 압박하며 대만에서 수입되는 반도체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는 엄포를 놓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안게 될 부담을 고려하면 이는 실제 계획보다 협상카드에 불과할 수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지만 대만 정부는 이를 주의깊게 살필 수밖에 없다.

특히 대만은 중국의 침공을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에 미국의 군사 지원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트럼프 정부에 협상력을 내세우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자연히 TSMC를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대만의 경제와 안보에 모두 큰 변수로 자리잡았다.

조중타이 총리는 관련 업계 관계자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대응 방향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 정책에 잠재적으로 큰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필요한 조치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TSMC는 1분기 중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의 정식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와 동시에 대규모 행사를 열고 미국 정부 관계자를 대거 초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내 투자 확대 방안과 같은 상세한 계획도 이 자리에서 공개될 공산이 크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