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왼쪽부터 김정훈 위메이드 사업실장, 석훈 위메이드 총괄 디렉터, 이장현 위메이드 게임전략실장이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23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석훈 위메이드 총괄 디렉터는 ‘레전드 오브 이미르’(이하 이미르)게임을 소개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위메이드는 올해 첫 번째 신작이자 회사의 최대 기대작인 ‘이미르’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2월20일 국내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개발 작업과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르는 약 4년의 개발 기간을 거친 위메이드의 야심작으로 업계 안팎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해 2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매출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최근 진행한 포커스그룹테스트(FGT)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석훈 총괄 디렉터도 이날 쇼케이스에서 “일반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고민의 결과물을 게임에 담았다”라며 “도전을 포기했다면 개발이 더 쉬웠겠지만, 시장의 기대와 개발진의 목표는 그 이상이었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악화한 위메이드의 수익성을 한 번에 개선할 핵심 작품으로 이미르를 주목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3분기 분기 적자는 끊어냈지만 2022년부터 연간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으로, 지난해에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위메이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출시작 중 가장 뛰어난 수준”이라며 “전작인 나이트크로우 첫 두 달 추정 매출 749억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MMORPG 장르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은 회사가 직면할 도전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캐주얼 게임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MMORPG의 강도 높은 과금 구조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감이 커지면서 시장 영향력이 줄어든 상황이다. 모바일시장 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2020년 78.8%를 차지했던 국내 MMORPG 비중은 지난해 5월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위메이드는 장기인 MMORPG로 다시 한 번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석훈 디렉터는 “여전히 MMORPG의 수요층이 존재한다고 판단한다”며 “MMORPG의 본질인 게임과 성장의 재미에 대한 부분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 이미르 최상위 등급 아이템을 대체불가능아이템으로 제작하고 아이템 정보와 거래내역을 모두 기록해 이용자들에게 공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에 위메이드는 ‘능동형 플레이’를 이미르의 차별화된 요소로 내세웠다. 회사에 따르면 이미르는 전체 콘텐츠 비중의 70%가 자동 전투를 기본으로 진행된다. 이 가운데 30%는 사용자가 직접 조작해야 하는 수동 플레이를 기반으로 재미를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석 디렉터는 “개발 기간과 여건을 고려하면 능동 성장형 콘텐츠를 구현하는 것은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면서 “게임 완성도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접목, 아이템 가치 보존
또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에 활용한 점도 특징적이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발행사로서 그간 가상화폐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그간 국내 사행성 규제로 해외에서만 P2E(돈 버는 게임) 모델을 적용해왔는데, 이번에는 P2E 모델 대신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 시스템에 도입해 게임의 본질적 경쟁력 강화를 노린다.
구체적으로 게임 속 최상위 등급 아이템을 NFI(대체불가능아이템)으로 제작하고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베이스 원장에 기록한다. . 이에 위변조가 불가능한 네트워크에 모든 아이템 정보와 거래내역을 기록하고 이용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한다.
또 장비 생산과 거래에 필요한 화폐인 ‘주화’의 최대 수량을 제한해 게임 내 아이템의 가치를 보전한다. 이 같은 전략을 통해 게임 내 아이템 가치 하락, 인플레이션 등을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르는 위메이드의 창업주 박관호 의장이 지난해 경영일선에 복귀한 뒤로 내놓는 첫 대규모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앞서 그는 올해 초 임직원에 공유한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게임과 블록체인 사업의 융합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