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친환경 펀드 4년 만에 첫 감소, "고금리와 트럼프 요인 때문"

▲ 한 작업자가 2024년 4월12일 인도 구자라트주 카브다 재생에너지 발전 단지에서 아나디 그린 에너지(AGEL)의 태양광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친환경 부문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사가 지난해 매출은 감소하고 상환 규모는 늘었다는 펀드 평가기관 집계가 나왔다. 

글로벌 고금리 기조 및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친환경 투자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는 펀드 평가기관 모닝스타 보고서를 인용해 “2024년 세계 기후 관련 뮤츄얼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모두 300억 달러(약 43조5천억 원)”라고 보도했다. 

이에 기후 펀드 운용 자산 규모는 2023년 5410억 달러에서 지난해 5330억 달러로 감소했다. 연간 운용 자산이 감소한 일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세계 거래소에 상장된 기후 펀드가 올린 매출도 290억 달러로 줄었다. 매출 최대치를 기록했던 2021년 1510억 달러와 비교해 19.2%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모닝스타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려는 세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줄어 새로운 과제가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권이 친환경 산업에 대거 투자했던 바이든 정부에서 트럼프 정부로 교체된다는 점이 기후 관련 투자가 줄어든 이유로 꼽혔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했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를 선언해 친환경 투자 불확실성을 키웠다. 

2023년부터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형성돼 자본 집약적 산업인 재생에너지 및 기후 기술 기업이 타격을 입었다는 점도 거론됐다. 

전 세계 기후 펀드 가운데 지난해 영업을 종료한 곳은 2023년보다 32개 증가한 81개로 집계됐다. 반면 새로 출범한 펀드는 74개로 2022년과 비교해 25% 수준에 그쳤다.

영국 투자회사 M&G소속 벤 컨스터블 맥스웰 책임은 “지난해 기후 펀드를 운용했던 회사 다수는 투자 관점에서 성과를 내기 어려웠다”고 바라봤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는 연기금과 같은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기후 펀드 수요가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는 다는 점을 함께 짚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