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장 허석곤 비상계엄 때 '언론사 단수·단전' 협조 움직임, 민주당 윤건영 "내란 동조"

▲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15일 국회 내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기관보고에서 허석곤 소방청장을 향해 질의하고 있다. <국회방송 유튜브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허석곤 소방청장이 12·3 비상계엄 당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주요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에 관해 서울 소방청장에게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국회 내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기관보고에서 허석곤 소방청장과 이영팔 소방청 차장에게 서울소방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 언론사 단전·단수 협조를 당부했는지 물었다. 이에 허 청장은 이를 사실상 인정했다. 

서울소방본부가 윤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이영팔 소방청 차장은 12·3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1시간 쯤 지난 오후 11시40분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포고령과 관련해 경찰청에서 협조해 달라는 요청이 오면 잘 협력해줬으면 좋겠다”고 반복적으로 말했다.

이 차장은 윤 의원이 해당 전화를 한 적 있냐고 묻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이 차장과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의 통화가 끝나고 10분 뒤 허석곤 청장도 전화를 걸어 같은 내용의 당부를 했다는 서울소방본부의 자료를 제시했다.

허 청장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한겨레·경향·MBC 등 진보매체의 단전·단수를 지시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허 청장은 언론사 단전·단수 협조 당부를 두고 “(계엄) 당시 (재난과 같은) 상황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윤 의원은 “언론사 전기와 물을 끊는 게 재난 상황이냐”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허 청장과 이 차장을 향해 “여야 모두 소방과 관련해서 행안부 눈치를 보면서까지 여러 가지 지원을 위해 노력한다”며 “국민을 배신하고 내란에 동조하는데 소방제복 입은 게 부끄럽지 않느냐”고 질타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