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를 앞선다는 평가가 나왔다.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도 중국의 기술 우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시됐다. CATL 배터리공장 사진.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가 중국 기업과 기술 경쟁에서 밀리며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도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로이터는 6일 “중국산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었다”며 “서방 국가들의 규제도 중국과 대결에서 승리로 이어지기 역부족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CATL과 BYD를 필두로 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수출 물량은 최근 수 년 동안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증권사 번스타인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산 배터리는 전 세계 전기차 탑재량에서 약 3분의 2를 차지했다.
로이터는 중국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늘리는 동시에 충분한 수익성도 확보하고 있어 다른 국가 경쟁사들이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데 어려움을 안게 됐다고 전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보호무역 조치를 강화하며 중국산 배터리와 부품에 부과하는 수입 관세율을 기존 7.5%에서 25%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자국 내 배터리 생산 투자에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한편 중국산 소재가 일정 비율 이상으로 적용된 배터리와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정책도 시행됐다.
유럽연합(EU)은 중국 배터리에 직접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지만 여러 가이드라인을 통해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수출을 어렵도록 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로이터는 이러한 서방 국가들의 노력이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지배력을 낮추는 데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를 포함하는 한국 배터리 3사를 통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권고가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는 모두 유럽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에도 다수의 공장 가동을 시작했거나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로이터는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기술력이 중국 경쟁사에 뒤떨어진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제조사들에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대량생산 체계를 한국 업체들이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이 근거로 꼽혔다.
LFP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한국 업체들이 주력으로 하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밀도와 무게, 주행거리 등에서 단점을 보인다.
그러나 최근 중국 기업들이 이러한 약점을 꾸준히 개선한 제품을 출시하고 전기차 제조사들도 원가 절감을 더욱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며 LFP 배터리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차세대 기술인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된 이후에도 중국이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중국이 리튬과 흑연, 니켈과 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소재 공급망에서 상당한 지배력을 갖추고 있어 전고체 배터리 역시 중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중국 내수 전기차 시장 규모가 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시험하기에도 적합하다고 바라봤다. 정부 차원에서도 기술 개발에 적극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전고체 배터리와 관련해 출원된 글로벌 특허 가운데 약 40%는 중국이 제출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삼성SDI를 비롯한 한국 배터리 3사도 중장기 관점에서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어떤 기업이 가장 먼저 상용화 가능한 수준의 기술을 확보할 지는 미지수다.
로이터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경쟁에서 승자를 가리기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중국이 기술 혁신과 생산 능력 확보에 패배할 가능성을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